상생 외치던 대형 마트 지역 기여도는 '쥐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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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쩍 '지역 상생'을 강조하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지역 기여도가 사실상 '쥐꼬리'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마트 3사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부산을 비롯해 지역 생산품을 외면하고 있는데다, 심지어 주차장 관리, 전단 인쇄까지 수도권 업체에 몰아줘 "지역은 안중에도 없느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부울경 생산품 매입 외면하고
매출액 0.1%도 기부 안 돼
전단 인쇄까지 수도권에 맡겨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소속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이 '대형마트의 지역 기여도 및 계열사 거래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마트 3사가 구매한 생산품 매입액은 20조 3760억 원으로 이 중 서울·경기 소재 업체 매입액이 15조 4755억 원으로 전체의 76%에 달했다.

마트 3사의 점포 416개 중 50.5%는 서울·경기 이외 지역에 있지만, 각 지역 업체의 매입액은 3% 이하에 그쳤다. 부산의 경우, 마트 3사의 점포는 30개로 전체 7.2%이지만, 지난해 지역 업체 매입액은 4201억 원으로 전체 2.1%에 불과했다. 경남과 울산 역시 지역 업체 매입액이 각각 6225억 원, 1380억 원으로 전체 3.1%, 0.7%에 그쳤다. 두 지역의 점포 비중은 전체 6.7%, 1.9%다.

결국 지역 자금의 역외 이전을 가속화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마트 3사가 납품대금 및 임금 지급을 위해 지역 금융기관을 이용한 금액도 지난해 7225억 원으로 전체 입·지급 금액 23조 원의 3.1%에 불과했다.

부산에서는 홈플러스가 214억 원으로 3사 중 가장 많았는데, 이는 전체 입·지급 금액의 0.3% 수준이었다.

특히 3사는 각종 용역 및 전단 인쇄마저 수도권 업체에 집중 발주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마트 3사가 점포 주차장 및 시설관리, 폐기물 처리 등을 위해 지난해 용역 발주한 금액은 4635억 원이지만, 이 중 52%인 2406억 원이 서울 지역 업체에 돌아갔고, 나머지 지역은 4% 미만이었다. 부산은 151억 원으로 3.3%, 경남 2.4%, 울산 0.7%로 각각 나타났다.

마트 3사가 지난해 지역에 기부한 금액은 316억 원으로 매출액 대비 0.1%도 안 됐다. 이마저도 50%는 수도권으로 갔다. 부산에는 10.4%인 33억 원이 집행됐다.

이와 관련, 각 지자체가 유통업체들의 지역 기여도 조사를 하면서 정확한 기준 없이 업체 자료를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 부산시가 지난 4월 발표한 '유통업체 지역 기여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시내 대형마트와 SSM의 지역 업체 납품액이 전체 36%에 달하는 것으로 돼 있다.

정 의원은 "상생을 공언하던 마트들이 실제 지역 기여는 고사하고 잇속 챙기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통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마트들로부터 구체적·객관적 지역기여 항목 자료를 받아 공개토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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