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디자인페스티벌 다시 보기] 부산 디자이너? 부산 브랜드? 여기 주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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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의 재능 있는 1인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모은 '메이커스인부산'. 부산디자인페스티벌 제공

15일 막을 내린 2016년 부산디자인페스티벌(BDF) 섹션 중에서도 '메이커스인부산(Makers in Busan)'은 부산·경남의 재능 있는 1인 디자이너 또는 브랜드(18개)로 구성돼 관심을 모았다. 이 섹션의 총괄 에디터를 맡았던 공간 '창곶'과 플리마켓 '움'을 이끌고 있는 손지민 대표 안내로 부산의 작가와 브랜드 몇몇을 만났다. 손 대표는 "올해의 BDF 주제가 '디자이너 큐레이션'인 만큼 마켓 움은 신인 작가, 부산 신규 브랜드를 중점 소개했고, '메이커스인부산'은 마켓 움에서 활동하면서 나름의 성과를 거둔 분들을 추천, 구성했다"고 밝혔다.

■'메이커스인부산'에 만난 브랜드

'구김'이라고 부르고 'KOOKIM'으로 쓴다는 브랜드는 염색공예가 구희진과 도예가 김민수 씨 부부가 부산 북구 덕천동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공간이다. 구·김 대표는 '손으로 정성을 드린다'는 철학 아래, 모든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구김이 가진 감성을 손끝으로 표현하겠다고 밝혔다.

재능있는 신진 작가·신규 브랜드
'부산의 색' 담은 차별화 된 콘텐츠
'Makers in Busan' '디자인 브랜드' 북적


해운대구 중동에 위치한 '달15'는 파리에서 '오트 쿠튀르(고급 여성복)' 드레스를 전공하고 국내에서 20여 년간 활동한 드레스 디자이너 정희선이 전아란·정희재 대표 등 두 여성과 함께 운영 중이다. 편안한 잠을 테마로, 여성스럽고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선이 돋보이는 잠옷뿐 아니라 침구, 가구 디자인까지 진행 중이다.

따뜻한 색감과 편안한 착용감으로 SNS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는 낭만 디자인 슈즈 '로르니'는 이제 막 개점 3개월을 맞은 수영구 광안동의 수제화 전문점. 파리에서 패션을 전공하고 일본과 국내에서 경험을 쌓은 김세연 씨가 대표로 있다. 매장에 있는 가죽으로 원하는 디자인과 굽 높이, 발볼에 맞춰 제작 가능하다고 한다. 

가방 속 디테일과 비율이 돋보이는 '행랑'의 서근우 대표.
단순하면서도 기능적인 구조를 가진 여행자용 가방과 그 밖에 필요한 레어 아이템을 8년째 만들고 있는 '행랑'은 금정구 청룡동에서 서근우 대표가 재봉 기술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가방 브랜드. 자연스러운 손때(수택)와 균형미 위주의 '비율 좋은' 가방으로 속을 들여다본 사람이라면 더 욕심낼 정도다.

반려동물과 사람의 만남, 함께하는 시간이 늘 공감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김효진 씨가 꾸려가는 종합 펫 브랜드 '클러스터라운드'는 수영구 남천동에 위치하고 있다. 연락처를 남길 수 있는 목줄과 강아지용 오버롤, 아동복을 방불케 할 정도로 재단이 훌륭한 셔츠까지 모든 제품에서 디자인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아내를 위한 작은 선물을 만들기 위해 공예 활동을 시작한 남편인 '파파' 김태호 씨가 동구 범일동 현대백화점 앞에 문을 연 '선샤인파파'는 가죽 거울과 각종 소품을 만든다. 자수를 전문으로 하는 아내가 만든 작품을 예쁜 나무 액자로 완성하기도 했다. 
유니크한 네일로 눈길을 끈 '디네일' 김유경 대표.
해운대구 좌동에 위치한 식물이 함께하는 공간 '디네일'은 디자인이 가미된 네일 시술이 특징이다. 반지, 헝겊 인형 등 손재주 좋은 김유경 대표가 직접 만든 제품도 함께 디스플레이 되고 있다. 네일리스트로 활동한 지 14년째인 김 대표는 "부산에도 유니크한 디자이너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참가했다"고 말했다.

산업 디자인을 전공하고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중국 남자 친페이펑 씨가 금정구 장전동에서 연 가죽 공방 '린보'는 가죽 제품에 대한 모든 감각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곳이다. BDF 전시회 한정으로 선보인 린보 가죽 쇼핑백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으로 가방마다 넘버링이 돼 있어 '세상에 딱 하나밖에 없는' 제품이라고 작가는 설명했다.

■'리빙 디자인 브랜드'의 부산 작가와 브랜드
작품과 가구의 경계가 무색할 정도로 아름다운 벤치 위에 걸터앉은 왕현민 작가.
2014~2015년 서울디자이너페스티벌 신예 디자이너 출신의 왕현민 작가는 수차례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가하는 등 갤러리 전시를 하면서도 더 많은 사람과 만나기 위해 디자인 페스티벌을 찾았다. 금정구 두구동에 작업실이 있는 왕 작가는 얼핏 보면 조형 오브제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폴리곤 벤치 시리즈나 마치 파도가 넘실대는 듯한 입체감이 느껴지는 웨이브 캐비닛 등 심미성에 내구성과 실용성까지 갖춘 작품을 선보였다.

해운대구 달맞이언덕에 자리 잡은 슬로우 우드 스튜디오 '키미누'는 한눈에 봐도 남다른 수준이 느껴지는 목제 소품을 모았다. 가구는 물론 국내에서 만나기 어려운 목기와 다양한 나무 제품을 제작하는 키미누는 자연에서 얻은 최상의 나무를 성실한 손으로 꼼꼼하게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핑거크래프트비어&막스켄넬'의 컬래버레이션도 눈길을 끌었다. 온천장 골목 수제 맥주 브랜드 '핑거크래프트비어'와 순수 예술을 보다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위트 있게 해석해 대중과 호흡하는 '막스켄넬'의 강목 작가가 뭉쳤다. 강 작가는 매일매일 달라지는 설치미술과 현장에서 선보인 라이브 아트도 진행했다.

이번 BDF 참가 행사로 8회째를 맞은 마켓 움은 모두 20팀으로 구성됐다. 테마는 '디자이너 큐레이션'에 맞춘 '부산의 신인 작가'. 
'베란다자수' 박강희 자수 작가.
이 중 수영구 수영동에서 이제 막 문을 연 '베란다자수'는 동아대에서 공예(가구 디자인)를 전공한 자수 작가 박강희 씨가 패브릭회사를 거쳐 자수 클래스를 열고 자수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쇼룸이다. 브랜드 이름 베란다는 곱 배(倍), 정성스러울 란(丹), 많을 다(多)에서 따왔다.

따뜻한 손 그림으로 다양한 작품과 제품을 만들고 있는 듀오 아티스트이자 스튜디오인 '키미앤12'는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키미(김희진)와 제품 디자이너였던 12(김대일) 두 사람으로 이루어졌다. 이들 부부는 원화 작업과 디자인 기획, 제품 생산까지 대부분을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이번 BDF 마켓 움 전시에서는 카셰어링 쏘카의 레이 차종에 래핑으로 표현한 '아트쏘카'를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키미앤12'가 랩핑으로 표현한 '아트쏘카'.
■'디자인 브랜드'의 부산 작가와 브랜드

디자인 브랜드 섹션은 '키커랜드' '렉슨' 등 제품, 그래픽, 패션,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 브랜드 20곳이 참여해 셀프 브랜딩을 진행했다.

지난해 '메이커스인부산'을 통해 첫 BDF와 인연을 맺은 후 올해는 '디자인 브랜드'로 진입한 곳도 두 군데였다.

부산 로컬 브랜드 '튜닉'은 14가지의 다양한 컬러 데님 크로스백, 숄더백, 클러치백, 파우치를 주력 상품으로 '주문 제작 백'을 내놓고 있다. 현재는 온라인 숍만 운영 중이며 최진화, 전성원 대표는 영산대 패션디자인과 출신이다.

수영구 남천동의 어른들을 위한 그림 작업실 '윤이작'도 지난해 도자기를 캔버스 삼아 그리는 핸드페인팅 도자기 전문점 '핑크샌즈'로 참여한 이래 올해는 폰 케이스 '윤이작'이란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했다.

이 밖에 해운대구 좌동에 위치한 '룰루스 베이커리'는 자연에서 추출한 천연 발효종에 몸에 좋은 곡물 재료로 빵을 만드는 것 외에도 BDF 기간 가진 독특한 시식도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즉, 부스에 디너 테이블을 구성해 놓고 그 자리에 앉은 방문객 위주로 빵 이야기와 성분 원료를 설명하고 빵과 어울리는 오일과 잼을 추천하면서 일종의 '대접받는 시식'을 진행했다.

한편 이날 안내를 맡아준 손 대표는 "아직은 디자인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부산에서 하나의 판을 벌였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달15, 로르니, 행랑 등 디자인에 어지간히 관심 있다는 사람조차도 생소하게 여기는 부산의 실력 있는 디자인 브랜드를 널리 퍼뜨리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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