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홈쿡 클래스' 3곳] 잘 차려진 혼밥 위해 여럿이 모여 홈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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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노트에 적힌 요리를 설명한 뒤 시연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퓨전요리 수업

해운대 좌동 아파트 숲 사이에 나만 알고 싶은 비밀의 장소가 있다. '어바웃 어스'라고 이름 붙은 이곳에서는 요리연구가 이경순 씨가 요리 수업과 예약제 원 테이블 레스토랑을 진행한다. 건물 옆으로는 냇물이 흐르고 작은 정원에는 감이 익어가는 중이다.

전문가 시연하며 요리 수업
상세 레시피로 노하우 전달
원 테이블 레스토랑도 운영


요리 수업이 진행되는 날에 처음 찾아갔다. 자리에는 이미 오늘 배울 레시피가 한 부씩 놓여 있었다. 레시피에는 가스파초, 과일 치즈 샐러드, 라따뚜이 스테이크, 명란 소스와 웨지 감자, 진주 완자의 재료와 만드는 방법을 상세히 적어 두었다.

수강생이 다 도착하자 이 씨는 요리의 유래와 레시피 중에 제철 재료로 대체해도 되는 것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했다. 수업은 시연으로만 이루어졌다. 이 씨는 "이 방법은 집중도가 높아서 좋다. 짧은 시간에 요리의 포인트를 알려줄 수 있다"고 한다. 늘 강조하는 부분은 "집에 있는 재료를 최대한 활용"하라는 것이다. 만들어진 요리는 보기 좋게 그릇에 담겨 바로 맛볼 수 있도록 차려진다. 요리 선생님의 플레이팅 기술까지 저절로 배우게 된다.

두 번째 찾아간 날은 원 테이블 레스토랑으로 예약을 했다. 6명 이상이면 이용 가능하다. 이날은 특별히 요리수업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일행은 레시피를 나누어 받고는 오늘 맛보게 될 요리의 전체적인 설명을 먼저 들었다. 참가자 오현민 씨는 "요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먹으니 더 맛이 있다"며 좋아한다. 받은 레시피 중 맛있다고 생각한 것은 집에서 다시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수업 레시피만 모아도 멋진 요리책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수업 1회 7만 원. 문의 010-4512-5928.

제빵 수업
요리 스튜디오 '심플리 케이'에서는 건강한 빵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다.
해운대의 한 아파트 2층 베란다에 '심플리 케이'라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다. 들어가 보니 김혜미 씨가 빵 만들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시간에는 두 가지의 종류의 빵을 만든다. 완성된 빵은 집에 가져갈 수 있도록 포장해 준다. 좋은 재료를 고집해 유기농과 친환경 재료를 주로 사용한다. 심지어 버터와 달걀도 사용하지 않는다.

초보자도 가능한 빵 만들기
친환경 재료로 직접 실습
자주 만나며 친목 도모까지

수업은 수강생이 직접 참여하는 실습 위주로 진행된다. 초보자도 괜찮냐는 질문에 "전혀 어렵지 않다"며 용기를 준다. 찾아간 날은 'E클래스'의 '빵과 요리'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인도식 플레인 난과 오리지널 인도 향신료 커리'를 만든다고 했다. 시간을 줄이기 위해 미리 준비한 재료는 간단한 설명으로 그 과정을 대신했다. "카레는 오래 끓여야 더 맛있다"며 양파를 볶고 육수를 내어 끓여 두는 과정까지 만들어 두었다.

발효까지 해 둔 난의 반죽을 밀고 펼쳐서 팬에 굽는다. 만드는 동안에도 수강생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벌써 몇 번째 같은 수업을 듣고 있어 다들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난이 다 구워지니 김 씨는 샐러드와 다과를 준비한다. 음식을 만들 때 사용하는 조리도구나 소스에 대한 상식도 알려준다. "어느 브랜드의 제품이 써 보니 더 좋더라"고 하니 수강생들도 맞장구를 친다.

모든 요리가 끝나자 미리 준비해 둔 화이트 와인을 꺼낸다. 오늘의 요리와 잘 어울리는 것으로 미리 준비해 두었다. 김 씨는 "요리는 사람과 쉽게 친해질 수 있는 도구"라고 말한다. 혼자 먹을 때 더 예쁘게 잘 차려 먹어야 한다며 요리하기를 권한다.

수업 1회 8만~9만 원. 문의 010-6481-7939.

떡 수업
멥쌀과 찹쌀가루로 방앗간에 가지 않고도 맛있는 떡을 만들 수 있다.
김권혜 씨는 이바지 음식을 주문 받아서 만드는 일을 했다. 그는 평소에도 요리하는 것을 즐겨 한다고 했다. 요즘에는 수강생이 모이면 특강 형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방앗간 대신 집에서 조금씩
좋은 재료로 간단히 만들어
토핑 선택 나만의 떡 완성


찾아간 날은 떡 만들기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보리 증편, 사과 단자, 백설기를 만든다고 했다. 여러 가지 떡을 짧은 수업시간 안에 다 만들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김 씨는 "멥쌀·찹쌀가루만 준비하면 언제든 쉽게 만들 수 있다"며 걱정하지 말란다.

찹쌀가루에 적당량의 물을 뿌려서 반죽을 한다. 이 반죽을 찜통에 천을 깔고 쪄 낸다. 쪄 낸 것을 비닐에 넣고 다시 반죽하고 콩가루에 굴려 내니 금세 인절미가 완성되었다. 눈앞에서 만드는 과정을 보았는데도 믿기지 않았다. 방금 만든 따뜻한 떡을 맛보니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만드는 과정이 어렵지 않아 수강생이 참여하기에도 좋다. 
김 씨는 "방앗간에서 떡을 맞추려면 일정량 이상이 되어야 한다. 혼자 먹고 싶을 때는 너무 많아서 냉동실에 넣어야 한다"며 집에서 간단히 만들면 된다고 한다. 한 수강생은 "집에 혼자 있는 것보다 수업에 와서 밥도 같이 먹고 하면 우울함도 사라지고 좋다"며 사람들과 만나는 것도 재미라고 이야기 한다.

좋은 재료를 사용해 믿고 먹을 수 있다. 떡에 들어가는 토핑을 원하는 대로 넣어 나만의 떡을 완성할 수 있는 것도 좋은 점이다. 떡이 완성되자 커피와 과일을 준비해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먹었다. 떡은 낱개로 포장해 가져갈 수 있도록 담아 준다.

수업 1회 5만 원. 문의 010-3859-4226.

글·사진=박나리 기자 nar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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