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m 높인 양산천 둑, 15만 신도시 구했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005년 본보의 보도를 계기로 높게 조성된 경남 양산의 양산천 제방 사이로 태풍 '차바' 때 내린 폭우가 아슬아슬하게 흘러가고 있다. 양산시 제공

지난 5일 부산·울산·경남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준 제18호 태풍 '차바'의 내습 전 이뤄진 경남 양산시의 선제적인 양산천 보강 대책이 15만 명의 신도시 주민을 절체절명의 침수 위기에서 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라도, 철저한 대비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전국의 재해 예방의 모델이 되고 있다.

본보, 2005년 둑 보강 촉구
양산시, 국비 350억 원 투입
10m 내외로 높여 5월 완공

지난 5일 태풍 '차바' 내습
수위 30㎝ 남기고 범람 막아


특히 이 과정에서 본보는 양산신도시 조성이 한창 진행 중이던 2005년 6월 15일 폭우로 인한 '신도시 침수'를 막기 위해 양산천의 둑 보강이 필요하다는 기획기사를 집중 게재해 15만 주민을 이번 수해로부터 보호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2일 양산시에 따르면 양산천 하류 둑 보강 공사는 국비 350억 원이 투입돼 2010년부터 연차적으로 시행돼 오다 지난 5월 완전히 마무리됐다. 둑은 기존 제방 높이인 7.86~8.15m보다 평균 1.2m 정도 높은 9.6~10.6m였다.

시는 애초 제방 높이를 기존보다 조금 높인 7.96~9.4m로 계획했었다. 하지만 2005년 본보의 기획기사로 양산천 범람의 가능성이 크게 제기되면서 시가 계획을 바꾼 것이다. 당시 본보는 대규모 인구가 수용되는 양산신도시가 지대가 낮은 데다 양산천을 끼고 있는 점에 착안, 대학교수와 토목전문가, 토목관료 등 6명으로 자문단을 구성하고 철저한 분석을 통해 양산천 둑 보강과 함께 배수펌프장 설치 필요성을 과학적으로 제시했다.

결국 이 제안을 받아들인 시는 보도 내용을 중심으로 2년여에 걸친 조사로 양산천 둑 보강을 최종 결정했다. 국비도 요청해 애초 올 연말 완공 계획이던 공사를 7개월가량 앞당겨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배수펌프장 4곳도 신설됐다. 이로 인해 같은 양산천을 끼고 있는 상류지역이 4년 만에 상륙한 태풍으로 300㎜ 폭우가 내리면서 300억 원의 큰 피해를 보았지만, 중하류의 양산신도시는 온전히 보호될 수 있었다. 실제로 이번 태풍 때 신도시 옆 양산천 수위는 겨우 둑 높이 30㎝가량을 남긴 채 아슬아슬했다. 만일 시의 첫 계획대로 보강했다면 양산천이 대범람해 15만 명의 주민들을 덮칠 수 있었다.

양산신도시가 무사히 태풍을 넘기면서 지역에서는 새삼 본보의 기획기사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나동연 시장도 지난 11일 간부회의에서 "이번 태풍 때 양산천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면서 "(당시 본보 보도를 언급하며)언론의 순기능이 이런 것이 아니겠냐"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복구 공사가 끝나면 담당 취재팀에게 직접 고마움을 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지역 언론의 선제적인 보도가 도시를 구했다는 분위기다. 주민 강 모(50) 씨는 "당시 기사를 찾아보니 어떻게 지금의 일을 예견했는지 놀랄 따름"이라며 "새삼 지역언론의 역할과 행정기관의 선제적인 대비의 중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정태백 기자 jeong12@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