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시대 "고부가가치 산업 시장 선점 열쇠" 삼성전자, 차량 반도체 사업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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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를 넣은 자율주행차가 빠른 속도로 실용화되고 있다. 사진은 '2016 파리모터쇼'에 출품된 폭스바겐의 콘셉트카 'I.D.' 폭스바겐코리아 제공

자율주행차 시대를 앞두고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말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부를 출범시킨 데 이어 올해 반도체·디스플레이(DS)부문 산하에 자율주행차량 반도체TFT(태스크포스팀)를 꾸렸다.

■"차량용 반도체가 핵심"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지난달 말 삼성 서울 서초사옥에서 전격 회동했다. 회동 시간은 2시간가량. 삼성그룹 안팎에선 미래 성장동력인 자율주행차,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등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겠느냐는 말이 나왔다. 자율주행차, AI, IoT를 모두 관통하는 것이 반도체다. 이런 맥락에서 전문가들은 차량용 반도체와, 손 회장이 최근 영국의 반도체 IP업체인 ARM 사를 35조 원에 인수한 것이 핵심 화제가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물인터넷·AI 부문에도 필수
반도체TFT 구성·전문가 양성
국내 업체 '비메모리' 불모지
기술 장벽 대비 M&A 가능성


실무 인력 키우기도 병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말 부산 해운대에서 대한전자공학회와 한양대가 공동으로 진행한 'ISO/PAS 19451' 차량용 반도체 전문가 과정에 10명이 넘는 엔지니어를 보내 교육을 받게 했다.

한양대 김병철(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차량용 반도체는 고부가산업인 우주항공, 원자력, 철도차량, 의료장비, 로봇, 국방용 반도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토대"라며 "자율주행차 외에 IoT와 AI를 하기 위해서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선점해야 하는 만큼 삼성이 총력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vs 차량용 반도체

차량용 반도체란 비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으로 자동차의 전자제어 시스템을 구성하는 역할을 한다. 에어백, 능동 안전장치, 인포테인먼트 등에 반도체가 들어간다. 차량 1대에는 약 200여 개의 반도체가 사용된다.

차량용 반도체는 일반 산업 및 소비자용 반도체와는 설계, 생산 및 성능이 다르다. 일반 산업용은 온도의 사용 범위가 0~70도 이지만 자동차는 영하 40~영상 150도에서 사용한다. 허용고장률은 일반 산업용은 1%, 차량용 반도체는 0%다.

한국은 반도체 시장 5위권(매출 기준) 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두고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는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일반인에게는 낯선 르네사스, NXP, 인피니언 등이 선두주자다.

■M&A 나서나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새로운 기술 장벽이 생긴다. 국제표준화위원회(ISO)가 도입하려는 'PAS 19451'이다.

PAS 19451은 2011년 제정된 기능안전 표준인 ISO 26262를 차량용 반도체에 적용하는 방법을 기술한 것이다. 전기전자 시스템의 오작동에 의한 리스크가 없도록 반도체를 만들라는 것으로, 이제껏 일어난 고장, 잠정 고장, 예측 가능한 고장을 다 반영해서 설계를 하라는 게 PAS 19451의 골자다.

전문가들은 PAS 19451로 인해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후발 주자로서 진입하는 게 더 까다로워지게 됐다는 반응이다. 김병철 교수는 "PAS 19451은 일종의 무역장벽"이라며 "PAS 19451은 물론 자율주행차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긴다는 차원에서 삼성의 해외 자동차 반도체 업체 인수합병(M&A)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환 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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