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노선도 없이 신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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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거리 노선 부재로 '반쪽 공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김해공항에 외국 항공사들의 중·장거리 노선 신규 취항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항공정책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는 김해공항 노선 확보에 뒷짐을 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핀란드 국적 항공사 핀에어는 올해 부산~헬싱키 노선 신규 취항을 목적으로 부산시와 지속적으로 접촉했다. 핀에어는 271석 규모의 A330-300 항공기로 부산~헬싱키 노선을 주 3~4회 운영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해공항 동계 운항 계획이 편성되고 있는 10월까지 유럽노선 취항 소식은 감감무소식이다.

핀란드·UAE 항공사
중·장거리 취항 희망 불구
국토부 "장기 과제" 뒷짐

항공업계에서는 부산~헬싱키 노선이 뜨지 못한 데는 운수권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운수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부산시, 공항공사의 신규 취항 노력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것이다.

운수권은 양국 정부 간의 협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일종의 항공 운항 권리다. 우리 정부와 핀란드 정부는 주 7회 운수권 협정이 돼 있다. 주 7회라 하면 양국 국적항공사가 최대 주 7회씩 협정 지역으로 각각 항공기를 운항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핀에어는 협약에 따라 인천~헬싱키 노선을 주 7회 운영해 운수권을 모두 사용 중이다. 부산~헬싱키 노선에 신규 취항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협상을 통한 추가적인 운수권 확보가 유일한 답이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에미레이트항공도 부산~두바이 노선 취항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운수권 문제가 큰 걸림돌로, 최종 취항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운수권 확보를 위해서는 국토교통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지만 국토교통부의 자세는 매우 소극적이다. 국토교통부 국제항공과 관계자는 "김해공항이 현재도 슬롯(시간당 항공기 운항 횟수)이 포화 상태이므로 단기적으로 노선 확충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노선 확충을 바라보고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토부가 외항사로부터 국적항공사를 보호하기 위해 부산·경남 항공 수요를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교통부의 소극적인 자세를 두고 향후 10년 뒤 확장될 김해공항의 연착륙에도 비상이 걸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의 한 대학 항공전문가는 "공항의 성공은 시설이 좋고 크다고 되는 게 아니다"며 "그 공항에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승객 유입 경로가 다양한지 등은 결국 노선 문제인데 등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김해신공항'은 어림도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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