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일본에서 온 외국인" 깜박 속아 눈 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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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전 1시께 부산 동래구 온천동 롯데백화점 동래점 앞. 늦은 밤 대로변을 따라 걷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인 S(38·여) 씨에게 어느 말끔한 행색의 남성이 다가왔다.

"나도 일본에서 온 외국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남성을 S 씨는 처음에는 경계했지만,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으로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대를 넓혔다. 결혼 이주여성인 S 씨가 한국에 온 지도 10여 년쯤 되던 차였다.

대화가 무르익고, 두 사람은 커피 자판기가 있는 한 가게 앞에 다다랐다. 남성은 커피 두 잔을 뽑아와 한 잔은 자신이 마시고, 다른 한 잔을 S 씨에게 건넸다. S 씨가 사양하자 남성은 "성의를 봐서 마셔달라. 커피를 안 마시면 버려야 하지 않느냐"며 재차 권했다. 자판기 옆 벤치에 앉아 졸피뎀을 탄 커피 몇 모금을 목으로 넘긴 S 씨는 그 길로 정신을 잃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S 씨가 눈을 떠 보니 어느 모텔 방에 홀로 누워있었다. 목과 팔에 차고 있던 큰 금목걸이와 금팔찌도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다.

S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모텔 등 일대 CCTV를 분석해 범행 16시간 30분여 만인 이날 오후 6시 30분께 동래구의 한 모텔 앞에서 귀가 중이던 강 모(35) 씨를 검거했다. 일정한 직업도 없이 모텔 등을 전전하며 지내던 강 씨는 S 씨에게 소개한 대로 일본인도 아니었다. 그가 훔친 S 씨의 금목걸이와 금팔찌는 이미 팔아넘긴 뒤였다.

강 씨의 여죄를 수사하던 경찰은 강 씨가 장기 투숙 중이던 모텔방에서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발견해, 강 씨가 동래구 일대에서 취객을 상대로 금품 1000여만 원 상당을 빼앗은 혐의도 추가로 확인했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강 씨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7일 밝혔다. 민소영 기자 mission@

유튜브 주소 - https://youtu.be/-kgbOPUHeH4
영상제작 - 이민희 대학생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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