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최고 여초(女超) 동네는 원도심 아닌 광안·남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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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여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여초(女超)' 지역은 광안4동 등 대부분 동부산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원도심지역처럼 노령화한 동네일수록 여성비율이 높다는 기존 통념을 깨뜨린 것이어서 관련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다.

부산일보 기획시리즈 '복지사각 제로맵' 자문단이 최근 행정자치부의 주민등록 인구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 현재 부산지역 205개 동 중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동네는 광안4동이었다. 광안4동은 여성이 8040명인 반면 남성은 6867명에 불과해, 성비(여성 100명당 남성 수)가 85.4로 부산에서 가장 낮았다. 남천2동(87.6), 좌2동(88.1), 남천1동(88.5), 부평동(88.7)이 그 뒤를 이었다. 여초 상위 10개 동 중에는 수영구와 해운대구 등 동부산권이 무려 7개 동이나 됐다. 함께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중구 부평동과 서구 동대신3·서대신3동 등도 상대적으로 주거가 안정되고 생활 여건이 좋은 동네였다.

광안4동 여성비율 부산 1위
여자 100명 당 남자 수 85명
동부산권, 10위 내 7곳 포진
주거안정 동네 '女 비율' 높아

남초 1위 동네는 남포동


광안4동은 2010년 말 87.8, 2014년 말 86.5, 2015년 말 86.6, 2016년(8월 말) 85.4 등 해마다 남성 비율이 줄어들며 줄곧 '여초 1위'를 기록했다. 남천1·2동, 좌1·2동, 광안2동도 이 기간 계속 10위권을 유지했다.

반면 남성 비율이 가장 높은 남초 지역은 중구 남포동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남포동의 성비는 2010년 말 130.8, 2014년 말 127.2, 2015년 말 129.5, 2016년(8월 말) 129.4를 기록해 2위권인 강서구 대저1·녹산동과 큰 격차를 보였다. 특히 여초·남초 1위 지역을 비교하면, 광안4동의 여성 비율이 남포동의 1.5배에 달했다.

이 같은 결과는 할머니들이 많이 사는 원도심 오래된 주택가의 여성 비율이 높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통념에서 벗어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구별로도 살펴봐도 수영구(91.4), 해운대구(94.4), 연제구(95.9), 부산진구(95.9) 순으로, 동부산권의 여성 비율이 높았다.

전문가들은 1차적으로 수영구와 해운대구 등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지역에 관련 직군 여성들이 많이 거주하면서 여초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회복지연대 박민성 사무처장은 "저소득층 비율이 높은 원도심 동네의 경우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못한 어르신들이 성별을 가리지 않고 일찍 사망하는 게 실제로 여성 비율이 높지 않은 한 원인일 수 있다"며 "현상의 이유를 면밀히 분석해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면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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