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진 공포] "대형 지진 前 지하수 수위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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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지진이 발생하기 1~2일 전 진앙 주변 지하수 수위가 크게 변해 이를 통해 지진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산에서도 지난 19일 지진이 일어나기 11시간 전 하수구 물이 역류하는 사건이 발생해 관측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정상용 교수는 경북 경주시 산내면에 있는 지하수 관측소의 지하수 수위가 지진이 발생하기 직전인 이달 11~12일, 16~17일에 평소보다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부경대 정상용 교수 관측 자료 분석
경주 지진 전후 구체적 변화 밝혀
강진 예보 활용 가능성 관심 집중

관측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만 해도 지표면에서 179㎝ 아래에 있던 암반 지하수가 하루 사이 49㎝나 상승, 12일에 130㎝ 지점까지 올라왔다.

12일 저녁 규모 5 이상의 강진이 잇따라 일어나고 하루 뒤 이 관측소의 지하수 수위는 지표면 아래 91㎝까지 올라갔고, 이후 비로 인해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러다 17일 지하수 수위는 갑자기 39㎝나 급상승해 지표면 아래 40㎝ 지점까지 올라갔고 18일에는 지표면 아래 38㎝ 지점까지 치달았다. 19일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한 뒤 지하수 수위는 지표면 아래 31㎝ 지점까지 상승했고, 현재는 지표면 아래 36㎝ 지점에 머무르고 있다.

정 교수는 "강한 지진에 앞서 암석에 강한 압력이 가해져 지하수 수위가 많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규모 4.5 이상의 지진에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때 강진 예보에 지하수 수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규모 4.5의 지진이 일어나기 약 11시간 전인 19일 오전 9시께 부산 남구 용호동의 한 골목길에서는 하수구 물이 역류하는 일도 있었다.

목격자 차성민(58) 씨는 "이날 아침에는 비도 오지 않았는데 갑자기 하수구가 역류하더니 물을 콸콸 쏟아내 1시간가량 골목길이 물에 잠길 정도였다"며 "장마나 집중호우 때도 역류하는 일이 없는 하수구였는데 의아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지진 전조 현상이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면서 "지하수가 있는 암반층은 물론 하수도가 있는 토양층도 지진의 압력을 미리 받게 되는데 이 때문에 하수구가 역류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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