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청년실업률 IMF로 돌아간 경제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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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주요 지표가 1990년대 후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수준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9.3%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1.3%포인트나 뛰었다. IMF 외환위기 여파에 시달리던 1999년 8월 10.7%를 기록한 후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높다. 앞서 청년실업률은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매달 같은 달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바 있다.

8월 청년실업률 9.3% 기록
장기백수 1년 새 6만 명 ↑
제조업 가동률도 IMF 수준


6개월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장기백수'의 증가세도 마찬가지. 지난달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수는 18만 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만 2000명이나 증가했다. 장기실업자 증가 폭은 실업자 기준을 구직 기간 1주일에서 4주일로 바꾼 1999년 6월 이후 최대치다. 지난달 전체 실업자 중 장기실업자 비율은 18.3%로 급증해 IMF 위기 당시인 1999년 8월(20%)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경기침체 징후는 산업 지표에서도 감지된다. 지난해 신용평가사들이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내린 기업은 159곳으로, 전년보다 26곳 늘었다. 이 또한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71곳이 강등된 이래 17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인 제조업 열기도 식고 있다. 지난해 연간 제조업 가동률은 74.3%로 1998년 67.6% 이후 가장 낮다. 올해 2분기에는 72.2%까지 떨어져 1999년 1분기(71.4%)와 거의 비슷한 수준에 접근했다.

현대경제연구원 등 연구기관들은 한국 경제가 2011년 8월 경기순환의 정점을 찍고 나서 5년 넘게 경기 수축 국면에 머물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외환위기 당시 29개월간 경기 수축이 이어진 것보다 훨씬 긴 기간인 셈.

그러나 정부는 현재 경제 상황이 금융위기 때와 다른 양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지금은 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수출이 저조하고 외환시장으로 대표되는 대외 여건이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대식 기자 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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