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해임건의안 거부 배경] 野 정치공세로 간주… '해임 정국' 안갯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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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5일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기자 phman@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에 대해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히면서 '해임 정국'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청와대는 야당이 김 장관의 해임 건의를 처음 추진할 때부터 수용 불가 방침을 밝혔고 25일에는 해임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과의 정면충돌을 선택한 박 대통령은 향후 안보와 경제 현안에 집중하며 정치권의 공세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1987년 개헌 이후 첫 사례
새누리도 정 의장 강력 비난
향후 정국운영 부담 불가피


박 대통령이 1987년 개헌 이후 국회를 통과한 해임건의안을 수용하지 않는 첫 사례를 기록하면서도 강경 대응을 택한 배경에는 해임 건의가 정치 공세라는 인식이 작용하고 있다. 김 장관은 임명 과정에서 농협 특혜 대출 의혹 등이 제기됐지만 청와대는 이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통해 의혹이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또 취임한 지 한 달도 안 된 장관을 대상으로 해임건의안을 처리한 것은 현행 헌법상 전례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처리 시 발생한 이른바 차수 및 의사일정 순서 변경 등도 문제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국회법에서 규정한 대로 국회의장이 차수 및 의사일정 순서 변경을 위해 원내 교섭단체 간 협의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새누리당도 이번 해임건의안 처리가 국회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 의장을 향해 "비열하고 교활하다"며 거친 비판을 쏟아냈던 새누리당은 조만간 정 의장을 검찰에 '직권 남용 및 권리행사 방해죄'로 고발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25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한 처리 문제와 관련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희만 기자 phman@
박 대통령의 강경 대응과 관련, 야당의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의혹에 대한 반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야당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을 놓고 '창조경제 게이트' 등의 표현을 쓰면서 의혹 공세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장관 해임건의안까지 처리하자 강경 맞대응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2일 "비상시국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들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경제, 안보 위기 대응 행보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공조와 내부 단합을 견인하는 동시에 경제 활성화와 개혁과제 추진에 '올인'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여야 강경 대치가 계속될 경우 노동개혁법안 등 향후 정국운영에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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