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왕 루이' 재벌남 서인국♥시골녀 남지현, 뻔함 극복할까(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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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의 서인국, 남지현, 윤상현이 톡특한 캐릭터로 등장해 서로 얽히고 설켜 앞날을 궁금케 했다.
 
21일 방송된 '쇼핑왕 루이' 첫 회에서는 황금그룹의 후계자지만 온실 속 화초로 자란 루이(서인국), 전기도 안 들어오는 두메산골에서 갓 상경한 소녀 고복실(남지현), 황금그룹 쇼핑몰 골드라인의 본부장 차중원(윤상현)이 소개됐다.
 
차중원은 루이싸통의 옷을 넘버링 해 100장만 한정판매 했다. 그는 "국민 추리닝이라고 하지만 옷에 번호가 붙는 순간 전세계에서 딱 하나 밖에 없는 옷이 된다. 그게 한정판의 위력"이라며 카리스마와 노련한 모습을 동시에 보였다.
 
'NO.01' 옷은 1천만원, 'N0.100'은 900만원 등 한정판은 초고가였지만 물량은 단 10초만에 완판됐다. 팀원들은 "'NO.01'을 사간 사람은 누굴까"라며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그 옷의 주인공은 루이였다. 그는 이 옷 뿐 아니라 방과 창고를 다양한 한정품들로 가득 채운 쇼핑마니아였다. 이날도 밤새 쇼핑을 하다 날이 밝자 눈을 붙이려 했지만 집사 김호준(엄효섭)의 "부띠끄에 신상 선글라스가 입고 됐다"는 말에 바로 나갈 채비를 마쳤다.
 
하지만 루이는 드넓은 저택 속에 친구 하나 없이 집사와 정원사, 고용인들에 둘러 싸여 자란 온실 속 화초였다. 집사의 보호 아래 여행, 운전, 연애 등 위험한 요소는 하나도 못했다. 그리고 집사는 루이가 뭔가 해보려면 "회장님이"라는 한 마디로 차단했다.
 
이 같은 과잉보호는 40세에 남편과 사별하고 아들과 며느리마저 떠나보낸 할머니 최일순(김영옥)이 유일한 손자마저 잃을 수 없어 조치한 것이다. 최일순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 황금그룹의 회장이지만 한 무당이 그녀에게 "기가 세니 루이와 함께 살면 안 된다"고 당부해 루이를 해외에 집사와 함께 내보낸 것이었다.
 
어느날 루이는 한국 산골에 살던 소녀의 다큐멘터리를 시청했다. 그는 냉장고를 갖고 싶다는 게 소원이라는 소녀를 보고 냉장고를 보내라고 하지만 집사는 "전기도 안 들어오는 곳이라 냉장고 보내 봤자다. 그리고 저건 다큐멘터리지 불우이웃돕기 방송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 소녀는 남동생을 서울로 보내고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고복실이었다. 전기도 안 들어오는 두메산골에 사는 그녀는 어느날 50년 된 야생 산삼을 발견했다. 할머니께 드리려 한 달음에 집으로 달려왔지만 할머니는 나물을 손질하다 앉은 채 세상을 뜬 상태였다.
 
고복실은 짐을 정리하고 동생을 찾으러 서울로 오다가 가방을 도둑맞았다. 서울역에 처량히 앉아있던 그녀는 부티나는 옷차림의 차중원을 만나 복대에 숨겨둔 산삼을 100만원에 사달라고 애걸복걸한다. 산삼이 못미더운차중원은 결국 10만원의 계약금을 건네고 진짜 산삼이면 잔금을 치르겠다며 이름과 번호를 알려줬다.
 
한편 한국에 있던 일순은 폐렴으로 쓰러졌다. 그리고 후계자로 루이를 지목하며 루이의 귀국파티를 성대하게 준비하라고 시켰다. 루이는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하지만 장면이 바뀌고 루이는 거지꼴이 된 채 광화문에서 동생을 찾는 고복실과 마주하게 됐다. 갑자기 루이가 왜 노숙자가 됐는지, 세 사람의 인연은 어떻게 전개될지 보는 이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키며 첫 방송은 마무리됐다.

▲ 뻔해 보이는 스토리, 연출과 편집·캐릭터의 힘으로 극복?
 
이날 방송은 1회이니 만큼 주요 인물의 배경을 설명하는데 중점을 뒀다. 하지만 재벌남과 산골 소녀의 만남, 이들의 러브라인에 자의든 타의든 개입하게 될 매력남 혹은 매력녀, 재벌가 상속을 둔 암투 등 전체적인 이야기를 한 번에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상투적인 소재다.
 
다만 눈길을 끈 것은 소제목, 각종 그래픽으로 강조한 장면들, 대비되는 모습의 극적 연출 등이었다.
 
1회의 소제목은 'Pick me'였다. 루이가 쇼핑할 때 많고 많은 상품 중 한정판만 "루이야~ 루이야"라고  그에게 속삭이는 장면에서는 걸그룹 아이오아이의 'Pick me'가 배경음악으로 적절하게 깔려 친근함과 웃음을 유발했다. 또 쇼핑홀릭이라는 루이를 설명하는 제목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각 캐릭터의 개성을 설명하는 이미지도 볼거리였다. 엄마의 등쌀에 소개팅에 나간 차중원은 "눈은 사직구장처럼 넒고, 코는 황룡산 같고, 입술은 앵두 같고"라며 여성의 얼굴을 평가했다. 이때 소개팅녀의 얼굴 옆에는 그가 말한 그대로 그림이 그려져 보는 재미를 끌어올렸다.
 
이와 함께 고복실이 차중원에게 산삼을 파는 장면에서는 루이가 고용인들에게 쇼핑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연속적으로 대비되며 극명한 처지의 차이를 부각시켰다.
 
세계에서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큰 산삼이지만 사정이 급해 어쩔 수 없이 100만원에 판다는 고복실의 장면에는 바로 루이가 명품 브랜드들이 수백만원의 고가 마케팅을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또 고복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산삼이 진짜라고 하자 차중원이 "아가씨 이름이 고복실인지 개복실인지 알게 뭐냐"고 일침 놓는 모습에서 두 사람의 차이를 극적으로 표현했다.
 
이 밖에도 루이의 집사 김호준, 최일순의 비서 허정란(김선영), 차중원 팀의 욕받이 과장 이경국(김병철) 등이 코믹한 모습으로 드라마에 양념을 쳤다.
 
첫 방송에서 전체 스토리가 예상된다는 것은 흥미가 떨어지는 요소지만 다른 장점들이 이를 얼마나 메우고 극복해주느냐가 드라마의 관건으로 보인다.
 
다만 누리꾼들은 "캐릭터들이 개성만점" "코믹물인 것 같다" "남지현 사투리 연기 은근히 괜찮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쇼핑왕 루이'의 앞날이 기대된다.

사진='쇼핑왕 루이' 방송 캡쳐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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