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회 부산국제영화제 - 갈라 프레젠테이션·오픈 시네마] 거장들의 화제작, 가을 밤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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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감독들의 화제작을 만날 수 있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가을밤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오픈 시네마', 밤샘 열정을 불태우는 관객들을 위한 '미드나잇 패션'엔 올해도 다채로운 작품이 선을 보인다. 사진은 이탈리아산 코미디의 진수를 선사할 '시칠리아 상륙작전'(오픈 시네마)의 한 장면.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힘겨운 고비를 넘긴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차린 성찬은 아는 만큼 더 알차게 즐길 수 있다. 거장 감독들의 신작이나 화제작이 궁금하다면 믿고 보는 '갈라 프레젠테이션'이 있다. '오픈 시네마'는 가을밤 야외상영의 낭만까지 덤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 밤을 잊은 이들을 위한 섹션 '미드나잇 패션'은 올해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호러물들로 '지루하지 말아야 한다'는 '미드나잇 패션 정신'을 이어간다.

갈라 프레젠테이션

美 벤 영거 야심작 출품
호러 거장 구로사와 등
日 감독 작품 3편 선 보여

오픈 시네마

9개국 8편 야외극장 상영
인도 흥행작 '술탄' 국내 첫선
대만 청춘물 '카페 6'도 눈길

미드나잇 패션

4개국 9편 밤샘 관객 마중
좀비영화·범죄 스릴러에
日 에로영화까지 가세

■믿고 보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국내외 유명 감독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갈라 프레젠테이션'엔 올해 일본 감독 작품 3편과 미국 감독 작품 1편이 선을 보인다.

'블리드 포 디스'는 미국 감독 벤 영거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야심작. 불의의 사고를 당한 권투 챔피언 비니 파지엔자의 감동적인 재기를 그린 실화다. '위플래쉬'로 국내에 잘 알려진 주연 마일스 텔러와 트레이너 역의 에론 에크하트의 열연도 돋보인다.

호러물의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은판 위의 여인'을 선보인다. 프랑스 자본으로 프랑스 출연진, 스태프들과 함께 만든 판타지 스릴러물. '다게로타입'이라는 초창기 사진 방식으로 작업하는 사진가와 그의 딸, 사진가의 조수 사이의 기묘한 관계를 그렸다. 외국 배우와 자본의 힘에 눌리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고스란히 지켜낸 구로사와 감독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화제작.

재일 한국인 이상일 감독의 '분노'는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살인 사건 용의자들과 소중한 사람을 믿지 못해 고뇌하고 갈등하는 이들의 이야기. 와타나베 켄 등 호화 캐스팅에 영화음악의 거장 류이치 사카모토까지 크레딧에 이름을 올려 관심을 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은 일본에선 이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장편 애니메이션.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소개되는 첫 애니메이션으로 '제2의 미야자키 하야오' 신카이 마코토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깊은 산골 마을의 여고생 미츠하와 도쿄의 남고생 타키.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의 몸이 바뀌면서 운명의 톱니 바퀴는 돌아간다.

■가을밤의 낭만 '오픈 시네마'

9개국 8편의 영화가 영화의전당 야외상영장에서 상영된다.

올여름 인도 개봉작 중 흥행 1위였던 '술탄'이 한국 관객을 처음 만난다. 레슬링을 소재로 사랑과 구원을 이야기하는 인생 역전 드라마는 인도 살만 칸과 아누쉬카 샤르마가 주연을 맡아 더 관심을 끈다. 닐 우 감독의 '카페 6'은 지난해 대만 최고 흥행작 '나의 소녀시대'의 소년판 같은 대만의 매력 있는 청춘드라마다.

배우 출신 네이트 파커의 장편 데뷔작 '국가의 탄생'은 19세기 노예로 태어나 흑인 해방운동을 펼쳤던 인물 네트 터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흑인 노예의 참상을 사실적으로 그린 영화는 올해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시칠리아 상륙작전'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연합군이 유럽으로 진입하기 위해 실제로 시칠리아 마피아와 결탁했던 사건을 러브스토리와 절묘하게 엮은 영화. 탄탄한 스토리와 세련된 유머, 신랄한 풍자가 어우러진 정통 이탈리아 코미디가 지중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신흥 영화 강국 콜롬비아에서 날아온 영화 '어머니의 바다', 그림 형제와 같은 시기에 활동한 동화작가 빌헬름 하우프의 원작을 환상의 시공간 속에 그려낸 '하트 오브 스톤', 고질라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신고질라'도 상영된다. 인도 라케이시 옴프라카시 메흐라 감독의 야심작 '미르지아-전설의 사랑'도 관객을 기다린다. 아름다운 라자스탄을 배경으로 죽음을 불사한 사랑으로 전설이 된 연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졸릴 틈 없는 '미드나잇 패션'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밤샘을 불사하는 이들을 위해 4개국 9편의 영화가 기다리고 있다.

'멜라니:인류의 마지막 희망인 소녀'는 탄탄한 서사에 좀비들의 잔인함이 더해져 긴장감을 배가시키는 웰메이드 좀비 영화다. 좀비가 득실거리는 미래 세상. 잠재적 좀비 바이러스를 가진 소녀 멜라니는 좀비들의 습격을 받고 아슬아슬한 여정에 나선다. 멕시코와 미국 국경에서 마약상들과 암투를 벌이는 세 명의 국경수비대 이야기인 '국경수비대'는 사실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범죄 스릴러. 기존 범죄 스릴러와는 달리 사건보다 캐릭터에 비중을 뒀다. 군더더기 없는 연출이 미국 신인 감독 그렉 쿠에다르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한다.

미드나잇 패션에선 드물게 올해는 에로 영화 3편이 한꺼번에 선을 보인다. 유키사다 이사오 등 역량 있는 일본 감독들이 '로망 포르노 재건 프로젝트'로 올해 제작한 5편의 로망 포르노 중 '사랑과 욕망의 짐노페디' 등 3편이다. 호러영화 '블레어 위치 프로젝트'의 속편 '블레어 위치'와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해 연쇄살인범과 대결을 벌이는 심리 스릴러 '뮤지엄', 가족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익스토션', 정통 액션 활극 '헤드샷'도 준비돼 있다. 강승아 기자 se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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