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회 부산국제영화제 - 특별전·공개행사] 'BIFF 친구' 키아로스타미의 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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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아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올리브 나무 사이로'.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색깔을 가장 잘 드러내면서 시네필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게 특별 기획 프로그램이다. 올해 7월, 이란 출신 세계 영화계의 거장 아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타계하면서 세계 영화계가 슬픔에 빠졌다. 이에 따라 BIFF는 '그리고 영화는 계속된다(And Film Goes on)'는 주제로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회고전을 마련했다. 또 현대 콜롬비아 영화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칼리그룹'의 단편 다큐멘터리부터 최근작까지 살펴볼 수 있는 특별전도 준비했다.

7월 타계한 이란 출신 감독
키아로스타미 회고전

콜롬비아 현대 영화의 뿌리
'칼리그룹' 특별전

'亞 영화' 'BIFF 사태' 주제
특별대담· BIFF포럼 마련

■특별전-아바스 키아로스타미, 칼리그룹

故 키아로스타미 감독(왼쪽), 루이스 오스피나 감독.
고(故)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1970년 단편 '빵과 골목길'로 데뷔했다. 20세기 말과 21세기 초 영화사에서 가장 혁신적인 영화 미학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 감독이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와도 인연이 깊다. 1997년 작 '체리 향기'로 처음 BIFF를 찾았고, 2005년에는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2010년 '아시아영화학교(AFA)' 교장으로 영화인을 꿈꾸는 아시아 영화 학도를 지도했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그는 가장 최근인 2012년 영화의전당의 영화제작 워크숍 '키아로스타미의 영화 학교'에 참석해 젊은 영화인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데뷔작을 비롯해 '올리브 나무 사이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등 대표작 9편과 영화인 키아로스타미를 담은 세이폴라 사마디안의 다큐멘터리 '키아로스타미와 함께 한 76분 15초'를 상영한다. BIFF는 또 키아로스타미 감독에게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여한다.

최근 10년 간 주요 영화제에서 심심찮게 주목받고 있는 중남미 국가가 바로 콜롬비아다. 서서히 중남미 영화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콜롬비아 현대 영화의 뿌리를 '칼리그룹'으로 보고 BIFF가 특별 기획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칼리그룹'은 콜롬비아의 영화문화 운동집단으로 감독 카를로스 마욜로, 루이스 오스피나, 작가 안드레스 카이세도가 주도했다. 
칼리그룹 '네 육신의 살점'
이들은 칼리 시네마 클럽을 창설하고 영화잡지 '아이온 시네마'를 창간했다. 또 게릴라 영화 제작을 하면서 영화, 공연, 문학을 아우르는 뉴웨이브 운동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BIFF는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40여 년 동안 현대 콜롬비아 영화사를 아우르는 칼리그룹의 8편의 장편과 6편의 단편을 소개한다. 칼리그룹 초기 멤버 중 유일한 생존자인 루이스 오스피나 감독 등 콜롬비아 대표 감독 3명이 BIFF를 찾는다.

■장르의 미학, 이두용 감독 회고전

올해 한국 감독 회고전의 주인공은 이두용 감독이다. 그는 '장르의 개척자'라 불릴 정도로 액션, 멜로, 사극, 코미디, 호러, 사회 드라마를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 영화를 찍었다. 이 감독은 1974년 '용호대련'을 내놓으며 태권도 액션영화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피막'(1980)은 베니스국제영화제 특별상을 받았고,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1983)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받는 등 80년대 한국영화로써는 처음으로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린 감독이다.

이 감독은 태권도 액션영화 시리즈를 시작으로 '초분' '물도리동' '피막' 등 샤머니즘이 등장하는 토속물, '최후의 증인' '장남' 같은 사회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남겼다. 박찬욱 류승완 오승욱 등 현재 한국 영화를 이끄는 감독들이 이 감독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학계나 비평가보다 후배 감독들이 먼저 이 감독의 영화 세계를 알아본 셈이다. BIFF는 이 감독의 작품 중 '장남'(1984) '내시'(1986) 등 8편을 상영한다.

■BIFF포럼과 BIFF 즐기기
'칼리그룹: 끝에서 시작하다'의 한 장면.
특별 대담은 2가지가 준비됐다. '아시아 영화의 연대를 말한다'와 '칼리그룹'이다. 특히 '아시아 영화의 연대를 말한다'는 각각 한국, 일본, 대만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이창동, 고레에다 히로카즈, 허우샤오시엔이 모여 아시아 영화의 가능성을 논의한다. 허문영 영화평론가의 사회로 다음 달 10일 오후 5시 비프힐 1층 아주담담 라운지에서 열린다.

'칼리그룹:현대 콜롬비아 영화의 뿌리' 특별대담은 다음 달 10일 오후 4시 '칼리그룹:끝에서 시작하다' 상영 이후 CGV센텀 7관에서 진행된다. 루이스 오스피나, 오스카 루이즈 나비아, 호르헤 나바스 등 콜롬비아 대표 감독들이 참석해 콜롬비아 영화에 관해 이야기 한다.

BIFF포럼은 올해 BIFF사태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화두로 한 '갑론을박:BIFF 사태를 돌아본다'(10월 9일 오후 2시, 아주담담 라운지), '위기의 문화:BIFF 사태를 통해 본 한국문화사회의 위기'(10월 12일 오후 2시, 동서대 센텀캠퍼스 채플실)를 비롯해 '아시아 작가연구:아바스 키아로스타미 혹은 이란영화의 영원한 오늘'(10월 8일 오후 4시, 동서대 센텀캠퍼스 채플실), '가상현실 영화에 뛰어들다'(10월 9일 오후 2시, 창조경제혁신센터 컨퍼런스룸) 등 다양하게 마련돼있다.

제21회 BIFF는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소향씨어터 센텀시티 5곳에서 개최된다. 남포동 상영관은 없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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