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이식·표적치료 혈액암 완치 '새 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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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암 환자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혈액암은 전신을 순환하는 혈액 내에 떠다니는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 혈액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이 때문에 위암, 폐암 등과 달리 진단할 때 이미 전신에 퍼져 있고 진행이 매우 빠르다. 따라서 수술은 효과가 없고 방사선치료도 극히 일부에서만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무서운 질병이다. 국내 혈액암 치료의 권위자인 인제대해운대백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선양 교수(암센터 소장)로부터 혈액암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백혈구 등 혈액세포서 생기는 암
수술 어렵고 진행 빨라 '난치' 인식
조혈모세포 이식·표적 항암치료제
최근 개발돼 '완치 가능' 기대 높아

■혈액암은 완치 가능하다


혈액암 치료는 혈액세포뿐만 아니라 혈액응고계 등 혈액 전반의 상태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작해야 한다. 최근 개발된 유용한 표적항암제들과 조혈모세포이식을 적절하게 이용해 주도면밀한 판단과 계획을 세우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

모든 혈액암은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면 완치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식에 따른 합병증 발생과 사망 위험, 이식 후 예상되는 생존율을 고려해 최선의 치료목표와 치료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대표적인 혈액암인 급성골수구백혈병과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고령(일반적으로 65세 이상)이 아닌 경우 완치를 목표로 치료를 시작한다. 현재 이용되는 표준치료법으로 70~80%에서 '완전관해'를 달성할 수 있다. 완전관해는 골수검사 등 일반적인 검사에서 모두 정상 소견을 보이는 것을 말하는데, '완치'와는 다르다. 혈액암이 모두 없어진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재발을 막기 위한 치료를 시행하지 않으면 거의 모든 환자에게서 재발한다.

완전관해에 이른 급성백혈병은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면 60~70%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환자의 나이, 백혈병 세포의 염색체 및 유전자 특성과 관해유도방법에 대한 반응에 따라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박선양 교수는 "혈액암은 항암화학요법에 대한 치료반응이 매우 크고 조혈모세포이식이라는 특유의 치료방법을 이용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암세포에 대한 표적치료제 개발이 이어져 완치가 가능하다"면서 "완치가 되지 않는 경우에도 부작용이 크지 않은 치료를 계속하면서 장기간 생존하며 정상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새로운 표적 항암치료제 개발

혈액암은 인체에서 가장 성장 속도가 빠른 혈액세포에서 발생한 암이기 때문에, 세포독성제를 근간으로 발전한 항암 치료법으로 가장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혈액암은 빨리 성장한다는 특성 외에도 암세포 채취와 체외배양이 용이하고 염색체검사, 유전자검사, 유세포검사 등 진단과 병태생리 연구가 용이한 까닭에 새로 개발되는 표적 항암치료제들의 개발도 선구적으로 이뤄져 온 분야다.

덕분에 혈액암에서는 최근 10여 년에 걸쳐 새로운 항암제들이 속속 실제 치료에 이용돼 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같은 원리의 표적치료제들이 고형종양들에서도 개발되고 있다.

해운대백병원 박선양 교수가 혈액암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해운대백병원 제공
박 교수는 "혈액암에 대한 신약과 새로운 치료법 개발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하지만 최선의 치료성적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여러 치료법과 치료성적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치료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혈액암의 명의'로 불리는 박 교수는 국내 혈액암 치료의 권위자로 서울대병원의 혈액종양내과장 등을 역임한 뒤 7월부터 인제대해운대백병원 암센터 소장으로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

박 교수는 "국내 대학병원들은 표준화된 암 치료지침에 따라 평준화된 진료를 하고 있다. 지방이라고 해서 치료가 불가능한 암이 없다"면서 "해운대백병원 암센터는 특화된 원스톱 진료시스템을 바탕으로 빠른 검사와 입원이 가능하고 국내 최고 수준의 무균실, 항암약물치료실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합병증에 유의해야

혈액암 환자는 치료 중 감염, 출혈 등의 합병증 발생에 유의해야 한다. 혈액암 치료 중 상황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인 감염의 예방과 적극적인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혈액암 투병 중에는 구강, 치아, 피부, 항문 등 외부에 노출되는 부위의 청결 유지에 유의해야 한다. 외부로부터의 감염은 공기를 통한 호흡기 감염과 손과 음식을 통한 구강 감염이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감기에 걸리지 않고 배탈 나지 않게 하는 주의가 필요하다. 손도 자주 씻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상한 음식을 먹어 장 감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특히 여름에는 회, 냉면 등 배탈을 일으키기 쉬운 음식은 피해야 한다. 과일은 사과, 배처럼 껍질을 벗기고 속을 먹는 과일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딸기, 포도 등 껍질도 먹게 되는 과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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