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회 부산국제영화제 - 부산 영화 촬영지] 찍으면 작품 되는 '영화 도시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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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부산은 유명한 관광지는 물론 구석구석이 영화 촬영지로 가능할 만큼 나름의 스토리와 문화, 향취가 배어 있다. '영화 도시 부산'이라는 타이틀이 명불허전인 것이다. 일부러 찾아가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스토리가 있고 문화가 있는 곳
부산항·센텀시티·광안대교
3곳만 해도 100편 넘게 촬영

요트경기장·자갈치시장…
구석구석 촬영 명소 자리매김
골목·철길에서도 '레디 액션'

■역시 부산항!

부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화 촬영장소는 어디일까? 1999년 12월에 설립된 부산영상위원회가 집계한 통계가 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산영상위원회가 촬영 지원한 부산의 영화 촬영 장소 중 부산항이 '베테랑'(류승완 감독) 등 총 39회로 가장 인기 있는 촬영지였다.

2위는 부산의 첨단 건물이 모여 있고 대단지 아파트가 있는 센텀시티. '신세계'(박훈정 감독) 등 총 37편의 영화에 등장했다. 3위는 광안대교. 부산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광안대교는 '해운대'(윤제균 감독)를 비롯해 32편의 영화에서 촬영됐다.

4위는 요트경기장으로, 고급스러운 휴양지 분위기를 표현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이유로 '카운트다운'(허종호 감독) 등 총 27회 촬영 지원됐다.

부산의 상징이자 삶의 열정이 살아 있는 자갈치시장이 '국제시장'(윤제균 감독) 등 26회 촬영으로 5위를 차지했고, 탁 트인 바다와 초고층 건물이 즐비해 세련된 도시 이미지를 표현하기에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마린시티가 '황제를 위하여'(박상준 감독) 등 25회로 6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서면(23회), 달맞이고개(15회), 송정해수욕장(15회), 남포동(1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곳에서도 촬영이!

매축지마을
다소 외지거나 골목길도 부산에선 영화로 찍힌다. '이런 곳에서도 영화가 찍히다니!'라며 의아해 할 만한 곳들이다.

동구 범일5동 철로변 일대 매축지마을. 일제강점기 때 부두나 도로 등으로 매축된 곳에 한국전쟁 이후 사람들이 들어와 터전으로 삼은 지역이다. 번잡한 도심 가운데 섬처럼 있다. 낡은 집들과 좁은 골목길 등 신산한 삶의 흔적이 짙게 남아 있다. '아저씨'(이정범 감독), '나의 독재자'(이해준 감독) 등의 영화가 이곳에서 촬영됐다.

동아대 석당박물관은 '범죄의 재구성'(최동훈 감독), '범죄와의 전쟁'(윤종빈 감독)에 등장했다. 1925년에 일제강점기에 준공되어 경남도청으로 사용된 건물이다. 한국전쟁 때 임시수도정부청사로, 이후 경남도청과 부산지방검찰청으로 사용된 유서 깊은 근대 문화유산이다.

수영구 광안동 옛 부산공무원교육원 뒤편 산에 지어진 충무시설은 인기 촬영장소다. '감기'(김성수 감독), '꿈은 이루어진다'(계윤식 감독), '타짜-신의 손'(강형철 감독) 등의 무대가 됐다. 지하벙커로 전쟁이 일어났을 경우 지휘본부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밖에 영도구 동삼동의 옛 해사고등학교에선 '사랑'(곽경택 감독), '고사:피의 중간고사'(창감독 감독) 등이 촬영됐다.
주례여고 골목
영도구 청학동 일대 주택가는 '깡철이'(안권태 감독)의 무대가 됐다. 또 주례여고(사상구 가야대로 366번길 146/주례동) 골목에선 '친절한 금자씨'(박찬욱 감독), 도심 사찰 삼광사(부산진구 초읍천로33번길 29-7/초읍동)에선 '신세계'가 촬영됐다.

■관광도 하고…
마린시티
해운대 동백섬 선착장은 여러 차례 영화인의 손을 탔던 곳이다. '도둑들'(최동훈 감독), '타짜-신의 손', '푸른 소금'(이현승 감독) 등이 그렇다. '도둑들'의 영화 속 배경은 마카오지만 실제 촬영지는 부산이었다.

동백섬 선착장에선 부산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는 유람선을 탈 수 있고, 맞은편엔 마린시티의 고층 건물이 즐비해 야경 명소로도 통한다.
미포 폐선부지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로, 해운대 미포에서 송정에 이르는 4.8㎞의 미포 철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길 중 하나로 꼽힌다. 영화가 이런 곳을 놓칠 리 없다. '파랑주의보'(전윤수 감독), '해운대', '변호인'(양우석 감독) 등이 로케이션 장소로 '찜'했던 곳이다.

영도구의 흰여울문화마을도 영화계 로케이션 담당자들이 명소로 곧잘 추천하는 곳이다.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골목이 정겹고 바다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범죄와의 전쟁', '변호인' 등이 이곳을 거쳐 갔다.

이 밖에 '군도:민란의 시대'(윤종빈 감독)에서 독특한 대나무숲 풍광을 자아냈던 부산 기장군 철마면 웅천리 일대 아홉산숲도 들러볼 만한 명소다.

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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