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증후군 어떻게 극복할까] 아… 따뜻한 말 한마디 필요해요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명절 음식을 장만하고 설거지를 하느라 주부들은 고달프다. 손목 터널증후군이라는 질환을 겪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스트레스도 무시 못한다. 부산일보DB

경기 침체 속에 마음은 불편해도, 어김없이 추석 명절이 돌아왔다. 추석 연휴만이라도 모든 시름을 잊고 가족, 지인과 따뜻한 마음을 나눠보면 어떨까. 추석 연휴는 아무래도 건강을 해치기 쉽다. 과식으로 인한 소화불량은 물론이고, 주부들의 명절 후유증도 무시 못 한다. 명절 증후군의 종류와 치료방법에 대해 살펴본다.

■고향길 장시간 운전…근육통

명절날 자가용을 이용해 고향을 방문하는 사람 중에는 장시간 운전으로 인해 허리와 어깨 등에 '근육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좁은 운전석에 앉아 같은 자세로 장시간 운전하다 보면 몸이 경직되고 피로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근육통과 두통을 겪게 된다. 특히 오래 앉아 있으면 회음부 압박이 심해지는 데다가 소변까지 참게 되면서 전립선에 무리가 가서 '전립선비대증'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킨다. 운전자뿐만 아니라 고강도의 가사노동을 하는 주부도 근육통을 많이 호소한다.

오랜 시간 운전 근육통 유발
냉온찜질과 스트레칭을

음식 장만·설거지 바빴다면
손목·무릎 쉬게 해 줘야

고열량 명절 음식 과식 땐
위경련·급체·담석증 조심


이같은 근육통에는 냉찜질과 온찜질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근육통이 생긴 첫째 날과 둘째 날엔 붓기와 염증을 가라앉혀주는 냉찜질을 하고, 이후에는 온찜질을 통해 혈액을 순환하게 해 피로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운전 중이나 가사 일을 하면서 잠깐씩 스트레칭을 병행하면 긴장 완화에 효과가 있다.

■명절음식 장만…손목 터널증후군

음식하랴, 청소하랴, 설거지하랴 쉴 새 없이 바쁜 주부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질환은 '손목 터널증후군'이다. 중년여성에게 특히 많이 나타나는 손목 터널증후군은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중년여성이 아니더라도 손목을 무리하게 반복해 사용함으로써 발생한다.

손목 터널증후군이 발생하면 손이 저리고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지며, 나중에는 감각 이상까지 생길 수 있다. 처음에는 일시적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진행 정도가 심하지 않은 초기에 손을 움직이지 않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약물치료 또는 주사치료 같은 보존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손목 터널증후군뿐만 아니라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서는 동작을 반복하면서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가 '추벽증후군'이 생길 수도 있다. 추벽증후군은 무릎 관절 안쪽에 위치한 추벽이 두꺼워지거나 부어오르면서 연골을 손상시키는데,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우두둑 소리가 나고 무릎이 부으면서 심한 통증으로 이어진다. 만약 명절 후 무릎에서 유독 소리가 나거나 걸을 때마다 다리가 풀리고 관절이 빠질 것 같은 통증이 느껴진다면 추벽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과식으로 인한 소화불량·복통

명절에는 자신도 모르게 평소 식사량보다 훨씬 많은 양을 먹게 된다. 특히 명절 음식은 기름에 볶고 튀기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열량이 높다. 고열량 음식을 많이 먹으면 내장기관에 부담을 줘서 속이 더부룩하고 복통이 일어난다. 단순 위경련이나 급체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담석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담석증은 흔히 쓸개라고 불리는 담낭 안에서 소화액인 담즙이 잘 배출되지 못해 돌처럼 굳어지는 질환이다. 기름진 음식은 담석을 더 잘 생기게 한다.

추석 연휴 동안 배에 가스가 차거나 복부팽만감이 느껴지는 위장장애를 겪는다면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장운동을 활성화 시켜주는 식이섬유가 들어간 음식이나 보리차 등을 마셔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명절 때 만들어 놓은 식혜도 발효음료이기 때문에 과식 후에 마시면 더부룩했던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 매실차, 유자차, 녹차 등도 위 활동 개선에 도움이 된다.

■긴 연휴 뒤 일상 복귀…무기력증

긴 추석 연휴로 오랫동안 쉬면 우리 몸의 생체리듬이 깨지게 된다. 한 번 흐트러진 생체리듬은 휴식을 취해도 쉽게 돌아오지 않고, 피로도 풀리지 않는다. 추석 명절 이후 피로, 무기력감, 두통, 불면증 등의 증상을 겪는다면 만성피로로 이어질 수 있다.

무기력증의 효과적인 극복 방법은 낮잠을 자지 않고,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잠이 오지 않는다면 따뜻한 물로 잠깐 동안 샤워를 하거나 반신욕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거나 신선한 과일과 채소로 비타민을 보충하는 것도 무기력증을 극복하는데 효과적이다.

인제대부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동욱 교수는 "가족 간에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따뜻한 말로 기운을 북돋워 주면 명절 증후군을 없앨 수 있고, 기분 좋은 명절을 맞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