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포해전 가덕 유적지를 '이순신 정신' 배움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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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부산포해전 때 이순신 장군의 작전 지휘본부였던 부산 가덕도 천성 선창이 국가어항 매립공사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고 한다. 천성 선창은 이순신 장군이 왜선 128척을 격침한 부산포해전을 진두지휘했던 역사적 현장이자 수십 척의 판옥선과 거북선이 정박했던 유적지여서 보존 가치가 매우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부산의 소중한 역사 현장을 지키기는커녕 제대로 된 고증조차 없이 망각 속에 묻어 버리려는 무지와 몰이해에 대해 향토사학계와 더불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강서문화연구원 향토사연구소와 역사 시민단체인 '이순신을 배우는 사람들'이 천성 선창 매립을 반대하는 진정서를 청와대, 해양수산부 등에 제출했다고 한다. 해양수산부 부산항건설사무소 주도로 국비 420억 원을 들여 진행하는 천성항 국가어항 조성 사업에서 역사 유적지인 천성 선창(6600㎡)이 매립될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곳은 마지막으로 남은 이순신 장군의 부산포해전 유적지여서 뜻있는 이들의 의분을 사고 있다.

먼저 역사와 문화에 대한 몰이해를 여실히 보여 준 당국의 공사 진행 방식을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다. 뭍이든 바다든 대형 공사를 앞두고 있으면 공사로 인해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가 혹 훼손되지는 않을지 역사적 고증을 거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임진왜란을 기록한 역사서라도 제대로 검토했다면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향토사학계의 진정에 공감이 가는 것은 그래서 너무나 당연하다.

지금이라도 국가어항 공사를 멈추고 부산포해전 천성 선창을 역사에 기리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원형대로 복원하여 보존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여의치 않으면 향토사학계와 머리를 맞대고 다른 길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부산포해전은 부산시가 승전일인 10월 5일(음력 9월 1일)을 '부산시민의 날'로 지정하여 매년 그 뜻을 기릴 정도로 부산으로서는 소중한 역사가 아닐 수 없다. 천성 선창이 백절불굴의 '이순신 정신'을 선양하는 역사의 배움터가 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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