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우울증에 가장 좋은 치료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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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주부 A 씨는 요즘 들어 5살 된 자기 아이의 실수에 대해 예전보다 더 심하게 혼내고 화를 냈다. 입맛이 없고 잠을 깊이 못 자며,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났다. 자신의 모습이 초라하게만 보이고, 삶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남편의 권유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게 됐고, 우울증이라는 담당의사의 소견을 들었다.

사람은 기쁨, 화남, 즐거움, 불안 등의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면서 살아간다. '우울감' 역시 사람이 일상생활 중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 중 하나다. 우울감이라는 감정을 경험했다 하더라도 친구와의 대화, 쇼핑, 드라이브 등의 활동을 하거나 시간이 좀 지나면서 우울감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평상시에 누구나 경험하는 반복된 일상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우울감이 거의 매일 지속되면서 식사량이나 몸무게의 감소, 수면의 어려움, 자신감 저하, 집중력 저하 등의 모습이 있다면 우울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우울증이 있는 경우 주변 사람들에게 짜증을 더 자주 내고 예민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신체적인 불편감과 통증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우울감이 지속될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조기에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우울증에서 뇌 안의 신경전달물질 불균형에 대한 약물치료는 중요하며, 대표적인 약물이 항우울제이다.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복용 후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복용하였을 때 2주 정도 뒤부터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므로 약의 효과에 대한 섣부른 자의적 판단은 금물이다. 많은 연구 결과에서 항우울제의 경우 약물 의존성이나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감정적 지지를 제공하는 지지적 정신치료, 상황을 바라보는 자신의 해석에 오류가 있는지를 검토하고 수정하는 인지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한두 번의 실패에 대해 인생 전체의 실패자로 자신을 규정짓고 있는 건 아닌지, 어떤 일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이 엄격하거나 지나친 수준은 아닌지 등에 대해 검토하고 수정하는 것이다.

마음 챙김에 근거한 정신치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과거에 대해 자꾸 생각하면 '후회'라는 감정이 생기고, 미래에 대해 자꾸 걱정하면 '불안'이라는 감정이 생긴다. 마음을 '지금 여기에' 두는 것과 자신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다른 더 가치 있는 일에 전념하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정태영

해운대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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