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방앞, 젊음의 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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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면도로 1차로 일방통행…인도 대폭 확대

1970~80년대 옛 영화를 뒤로 한 채 침체기에 빠졌던 부산 동구 조방앞이 젊은이들을 위한 '보행자 중심 거리'로 대변신을 꾀한다.

부산 동구청은 31일 오후 '사람 중심의 조방상권 활성화 및 보행환경 개선 사업 디자인 보고회'를 갖고 주요 디자인을 확정했다.

인도 5곳 폭 10~16m 확대
꽃길·버스킹공연장도 마련
35억 원 투입 내년 2월 완공

확정안에 따르면 가장 큰 변화는 현대백화점과 부산진시장 맞은편 조방앞 일대 도로(5개 구간 800m)가 모두 '일방통행'으로 바뀌고 1차로로 축소된다는 점이다. 대신 양쪽 인도는 너비 10~16m로 대폭 늘어난다. 보행자 편의를 최대한 높이고 차량 통행을 최소화해 부산 대표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특히 젊은이들의 발걸음을 붙잡기 위해 구간별로 빛과 물, 음악이 흐르는 이색 거리가 만들어진다. 1구간(조감도)인 범일로90번길(부산은행 범일동지점~동부산우체국)은 '꽃길'로 탈바꿈한다. 인도 양편에 다양한 형태의 화단을 조성하고 계절별 초화를 심어 사시사철 꽃향기를 풍기는 길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한쪽에는 젊은 예술가들이 버스킹 공연 등을 할 수 있는 소공연장도 들어선다.

이번 사업의 핵심인 2구간 범일로102번길(KB국민은행 범일동지점~경남은행 범일동지점)은 빛, 음악, 사랑을 주제로 한 일명 '러브리트(Lovereet)'로 변신한다. 사거리 바닥을 하트 모양으로 만들고, 도로 가운데에는 바닥재를 달리해 영문 'LOVE'를 새긴다. 건물 옥상이나 위성 사진에서 모양과 글자를 볼 수 있는 방식이다. 또 대형 장미 조각 작품을 활용한 프러포즈 광장이 들어서고, 연인이 우산 속으로 들어가면 비가 내리는 '사랑의 소나기' 조형물도 선을 보인다.

특히 2구간에는 시민들의 휴식공간을 위해 실개천(길이 50m)이나 해수 족욕시설 중 하나도 설치된다. 1·2구간을 연결하는 3·4·5구간도 인도 폭이 대폭 늘어난다. 시기별로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해 프리마켓과 예술 공연장으로 활용하게 된다.

이번 사업을 위해 1·2구간을 지나가는 버스노선과 정류장을 외곽으로 옮기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구청 측은 기존 자성공원로(범일교차로~부산진시장) 일방통행 구간을 양방통행으로 환원하고 시내버스 정류장을 이전하는 계획을 세우고 경찰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국·시비 등 모두 35억 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이달 중 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착공해 내년 2월께 완공될 예정이다.

박삼석 동구청장은 "그동안의 거리가 개발 중심이었다면 이젠 사람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조방앞이 옛 명성을 되찾아 부산 대표 거리가 될 수 있도록 가꿔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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