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인출 알바' 수상히 여긴 친구 112 신고해 보이스피싱 조직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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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책 구속·2명 입건

"나 현금 인출 아르바이트해."

이 모(42) 씨의 친구 A 씨는 이 씨가 주변 친구들에게 이렇게 하는 말에 주목했다. A 씨는 이 씨가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했다고 의심했다. 넌지시 "그만두면 안 되겠냐"며 물어봤지만 이 씨의 태도에는 변함이 없었다.

A 씨는 이 씨가 더 깊이 범죄에 빠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해 지난 24일 오전 11시께 112에 신고했다.

이 씨는 이미 중국 조직으로부터 지령을 받아 이미 두 차례 3000만 원을 인출해 전달한 상태였다. 이 씨는 마지막 남은 현금 800만 원을 인출하러 강서구청 방향으로 가는 길이었다.

이 돈은 싼 이자로 돈을 빌려주기 위해 우선 채무를 일부라도 변제해야 한다며 전 모(50) 씨 등 3명을 속여 가로챈 돈이었다. 경찰은 나중에 이 씨를 붙잡아 심문한 결과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의 요청으로, 이 씨가 돈을 찾았다고 중국 조직에게 연락하자 도시철도 덕천역에서 전달책 전 모(69) 씨와 만나라는 지령이 내려왔다.

경찰은 만나는 순간을 기다려 전 씨를 붙잡았다. 경찰이 길 반대편에 있던 조 모(33) 씨도 붙잡아 휴대전화를 확인하니 중국 조직의 감시책이었다.

A 씨의 도움으로 보이스피싱 감시책까지 잡게 된 경찰이 신고포상금을 주려 하자 A 씨는 "친구를 위한 일이었다"며 거절했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29일 전자금융거래법을 위반한 혐의로 조 씨를 구속하고 이 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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