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한다고 도로 폐쇄하자 주민 "수백m나 우회"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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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재건축 아파트에서 공사를 이유로 부산시 소유의 도로를 폐쇄해 이 길을 애용하던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재건축조합 측은 공사 기간 대체 보행로를 확보했지만 인근 주민들은 너무 많이 우회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24일 수영구청에 따르면 남천동의 A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 20일부터 A아파트 단지 내 약 150m 달하는 시 소유의 왕복 2차로 도로를 준공까지 약 3년간 폐쇄한다. 철거 공사 중 파편이 떨어질 경우 차량은 물론 보행자들의 안전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합 측은 대신 2000여 만 원을 들여 수영세무서 인근에 보행자 전용 통로를 개설했다.

남천동 아파트 재건축 조합
市 소유 도로 3년간 통제
주민 "대체 통로 너무 멀어"


하지만 주변 아파트 주민들은 수백m를 우회해야 한다며 도로 폐쇄에 반발하고 있다. 근처 B아파트 주민 이 모(62) 씨는 "차량으로 아파트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300m 이상을 우회해야 한다"며 "오랫동안 이용했던 시 소유 도로인데 조합 측이 마음대로 도로를 폐쇄해도 되는 것이냐"고 말했다.

이 같은 갈등 때문에 황당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15일 오전 9시 25분께 B아파트 주민 김 모(74) 씨는 차를 타고 평소 이용하던 A아파트 내 도로 입구에 진입하려 했다. 재건축 공사장 인부가 안전상의 이유로 차량을 우회하라고 지시하자 김 씨는 차량으로 공사장 인부를 들이받아 버렸다.

특수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길을 놔두고 차량을 돌리라고 해 화가 나서 그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도로 폐쇄에 항의하기 위해 B아파트 주민 50여 명이 구청을 항의방문했다.

이에 대해 조합 측 관계자는 "수영구청 앞 왕복 2차로 도로(200m)를 4차로로 넓히는 조건으로 폐쇄된 도로의 소유권을 부산시로부터 넘겨받기로 했다"며 "아파트가 준공되면 예전처럼 도로를 다시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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