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 보면 '돈 주는 화장실' 중국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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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개발한 '돈 주는 화장실'인 일명 '비비(BeeVi) 화장실(사진)'을 중국에 수출한다.

UNIST는 최근 중국 기업 시지아 국제무역집단유한공사와 비비화장실·바이오 에너지 기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울산과기원·중국기업 협약
하얼빈 설치 인분 연료화


비비(BeeVi) 화장실은 "Toilet, like Bee with a Vision"의 약어다. 꿀벌처럼 대변을 유익한 에너지인 꿀(=가상 화폐)로 만들자는 의미다.

비비 화장실은 UNIST가 5월 25일 교내에 설치·개방한 실험실(본보 5월 26일자 12면 보도)로 인분을 분해해 연료로 만드는 곳이다.

변기에서 건조된 인분은 미생물 반응조로 옮겨져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로 바뀐다. 메탄가스는 난방 연료로 쓰인다. 이산화탄소는 다시 조류 배양조로 옮겨 미세조류를 키워 바이오 디젤을 생성한다. 인분 제공자에게는 무게 만큼 사이버 화폐인 '꿀'을 제공한다. 200g당 10꿀(3600원가량)이다. UNIST에서는 이 꿀을 가지고 교내 커피숍 등에서 음료를 사 마실 수 있다.

UNIST는 인분을 에너지로 바꾸고 인분 제공자에게 대가를 지급하는 화장실을 학교 외부에 공급하는 방안을 모색해왔고, 이번에 중국 기업 시지아와 업무 협약 체결로 이어졌다. 시지아와 UNIST는 우선 하얼빈 시내 공중화장실 1개를 비비 화장실로 교체한다. 이후 하얼빈 시내 모든 공중화장실을 비비 화장실로 바꿀 계획이다.

하얼빈의 도시 개발, 아파트 건설, 광산 개발 전문회사인 시지아는 하얼빈을 포함한 중국 내 열악한 공중화장실 문제를 해결하려고 협약을 체결했다.

조재원 UNIST 도시환경 공학부 교수는 "비비 화장실은 많은 사람이 이용할수록 효율이 높다"며 "국내 기업체 건물에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UNIST에 설치된 비비 화장실은 공개 후 석 달간 1500여 명이 둘러봤고 실제 사용자는 20명 정도로 알려졌다.

권승혁 기자 gsh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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