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이메일] 잇단 테러로 어수선한 태국 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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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희 자유기고가

태국은 8월 초부터 들뜬 분위기가 조성된다. 아주 큰 경축일 중의 하나가 8월에 있기 때문이다. 그날은 8월 12일 왕비의 생일이다. 여전히 입헌군주국인 태국에서 왕비는 나라의 어머니, 즉 국모로 칭송받고 사랑받는 존재이다. 왕비의 생일인 이날은 어머니의 날로서 모든 태국의 어머니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표현하는 날이기도 하다.

이런 들뜬 분위기에서 한국 지인으로부터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았다. "되도록이면 태국 남부에는 가지 말라"면서 "태국 남부에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는 소식을 알려 주었다.

사실 태국 남부의 폭탄 테러는 자주 일어나는 일이었기에 새삼스러울 일도 없었다. 태국 남부에선 2004년부터 지금까지 약 1만 5000건 이상의 테러가 일어나 태국 정부군과 경찰을 포함해 6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또 1만 명 이상이 다쳤고, 35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역은 물론 테러의 행태도 예전과는 조금 달랐다. 8월 10~12일 3일 연속으로 태국 남부의 유명한 해양 휴양지인 푸껫, 팡아, 끄라비, 뜨랑, 후아힌 등 7개 주에서 동시다발로 폭발물이 터지고 방화가 일어났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4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쳤다고 한다. 그간 테러가 일어났던 태국과 말레이시아 국경 근처인 얄라, 빠타니, 나라티왓 주에서 발생한 사건이 아닌 것이다.

테러가 누구의 소행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오랫동안 언어적으로 문화적으로 종교적으로 태국 정부에 억압받아온 태국 무슬림의 소행일 수도 있고, 아니면 1932년 이래로 현재까지 종종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아 온 군사 정권에 반대하는 또 다른 세력의 소행일 수도 있다고 현지에선 분석하고 있다. 얽히고설킨 태국의 정치, 종교적인 문제로 인해 애꿎은 사람들만 피해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방콕=thaichang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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