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검찰 출석을 앞두고 롯데그룹의 이인원 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검찰은 당혹한 모습이다. 그러나 검찰은 애도를 표하면서도 수사 일정을 재검토해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검찰과 경찰, 롯데그룹 등에 이 부회장이 오전 7시 10분께 경기도 양평군의 한 산책로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신분증을 통해 신원이 확인됐으며 인근에서 발견된 이 부회장의 차량에서는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어려운 시기에 먼저 가서 죄송하다. 롯데 비자금은 없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 등의 내용이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일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을 소환해 조사한데 이어 이날 오전 이 부회장을 소환해 강도높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사망함에 따라 검찰의 수사방식에 대한 비판과 수사 차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검찰 관계자는 "진심으로 안타깝고 고인에 애도를 표한다. 수사 일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부회장의 장례 일정을 감안, 수사 시기를 늦출 방침이다. 현재 검찰은 이날 모든 계획을 취소하고 향후 수사방향과 일정 등을 고심 중이다. 이르면 다음 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으나 이역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한편 유족과 경찰은 사인 규명 차원에서 부검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은 부검을 위해 강원도 원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옮겨졌다.

유족은 롯데그룹 측과 빈소에 대해서도 합의,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에 마련하기로 했다.

롯데그룹 측은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5일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며 "조문 시작 일정은 가족과 협의해 결정이 되는 대로 알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황상욱 기자 ey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