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오너 일가 최측근 이인원 부회장 자살
양평서 시신 발견…롯데 '충격' 검찰 '당혹'
26일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자살한 롯데그룹의 이인원 부회장은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는 최정점에 선 인물이다.
한국외대 일본어학과를 졸업하고 1973년 롯데호텔에 입사해 1987년 그룹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으로 옮겨, 대표이사 사장까지 역임하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도왔다.
이어 이 부회장은 2007년 그룹의 컨트롤타워격인 정책본부 부본부장(사장)을 맡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보좌했다. 2011년에는 정책본부장(부회장)에 올라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는 그룹의 최상위직을 역임한 핵심 중 핵심 측근이다.
검찰의 롯데 수사가 본격화되며 이날 오전 9시 30분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부담과 압박감에 이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7시 10분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산책로 한 가로수에 넥타이와 스카프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운동 중이던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현장 주변에서 발견된 이 부회장의 차량에서 유서가 발견돼 경찰이 자살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이 부회장은 전날 오후 9∼10시께 "운동하러 간다"며 외출한 뒤 귀가하지 않았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검찰도 매우 당황한 모습이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이 부회장과 황각규 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 단장(사장) 등 이른바 '가신 3인방'을 조사 후 이르면 내주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 등을 불러 수사를 마무리 지으려던 계획이었다.
검찰 측은 "진심으로 안타깝고 고인에 애도를 표한다. 수사 일정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롯데그룹 측은 "평생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롯데의 기틀을 마련한 이 부회장이 고인이 됐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운 심정"이라며 빈소 마련 등 장례 형식에 대해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황상욱 기자 ey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