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강진 관광객 수천 명 생사 불명… 미얀마 불교유적 '쑥대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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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새벽 몰아닥친 지진으로 이탈리아 아마트리체에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지역에서 구조대가 건물 잔해에 깔린 한 남자의 구조를 시도하고 있고, 옆에 가족으로 보이는 남자가 얼굴을 파묻고 울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4일(현지시간) 규모 6.2 강진이 뒤흔든 이탈리아 중부 지역에서 사망자 수가 계속 늘고 있다.

특히 지진 직격탄을 맞은 아마트리체 등 산골 마을은 여름 휴가객들이 몰리는 곳이고 주말에 열릴 파스타 축제를 앞두고 주민 이외 외부인들도 수천 명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 인명 피해가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이탈리아 사망자 247명으로 늘어
구조 사투 "꺼내는 90%는 시신"
10세 소녀 18시간 만에 극적 구조
중세 가톨릭 문화유산 피해 극심

미얀마 중부에서도 규모 6.8 지진
230여 바간 고대 유적 붕괴·파손

이탈리아 현지 언론과 외신을 종합하면 지진 발생 만 하루가 지난 25일 새벽까지 이탈리아 당국이 공식 집계한 사망자 수는 247명이다. 부상자도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트리체·아쿠몰리 등 피해가 극심한 마을이 있는 라치오 주 리에티 현에서 190명, 페스카라 델 트론토가 있는 레마르케 주의 아스콜리 피체노 현에서 57명 사망이 확인됐다.

이번 지진은 2009년 4월 6일 아브루초 주 라퀼라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해 308명이 사망하고 1500명이 부상했을 때보다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어 최근 몇 십년 사이 이탈리아 최악의 지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지진 발생 이틀째도 소방 구조대원들과 군인들, 산악구조대원들, 주민들, 이탈리아 각지에서 몰려온 자원봉사자들이 생존자를 찾아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탐지견과 불도저 등 가능한 중장비를 모두 동원한 것은 물론, 삽과 맨손으로 잔해 더미를 파헤치며 생존자를 찾고 있다.

그러나 도로가 좁고 구불구불하며 지진으로 난 산사태로 진입로가 끊긴 곳도 있는 산골 마을들에는 접근이 쉽지 않다. 또한 강력한 진동에 완전히 무너져내린 건물들에서는 생존자보다 사망자가 더 많이 발견되는 상황이다.

이미 50명이 넘는 사망자가 확인된 아마트리체에서 구조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크리스티안 비안케티는 "불행하게도 우리가 꺼내는 90%는 시신"이라며 "그러나 일부는 살아남았다. 그래서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마토와 매운 고추 소스로 만든 파스타 '아마트리치아나'의 탄생지로도 유명한 아마트리체는 이번 주말 축제가 예정돼 있었다.

70여 명의 관광객이 묵고 있던 한 호텔에서는 11살짜리 소년을 비롯한 시신 5구가 확인됐지만, 나머지 투숙객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페스카라 델 트론토에서는 10세 소녀가 지진 발생 18시간 만에 구조대원들에 의해 무사히 구조되자 주변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지진 지역의 중세 가톨릭 문화유산 피해도 상당한 상황이다. 진앙에 가까운 움브리아 주 노르차에서는 기독교 성인인 성 베네딕토의 생가터에 있는 성당이 파손됐다. 피해가 극심한 아마트리체에서는 중세 요새에 있는 박물관·프레스코화와 모자이크·조각 등이 가득한 성당 100여 곳이 피해를 봤다.

한편 미얀마 중부 마궤 주 차우크에서 발생한 규모 6.8의 강진으로 인근 도시 바간의 고대 불교유적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25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지진으로 지금까지 집계된 불교문화 유적 붕괴 및 파손 피해는 모두 230여 건에 달한다. 미얀마 지역을 처음으로 통일한 고대 파간 왕국 시절에 지어진 사원과 불탑, 사리탑 등 불교유적들이다.

이들 불교유적은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수백개의 불교 건축물과 어우러진 일몰과 일출은 미얀마에서 가장 인기있는 관광 상품 가운데 하나이며 미얀마 정부가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보물이다. 김수진 기자 ksci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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