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0주년 생명나눔실천 부산본부 본부장 원범 스님 "너와 나, 둘이 아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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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선암사 주지인 원범 스님(사진)이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생명나눔실천 부산지역본부가 최근 창립10주년을 맞아 기념법회를 열었다. 그동안의 실적을 살펴보면 부산 지역에서 장기기증(1700여 명)과 조혈모 세포이식(3800여 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새 생명을 받았다. 현재 원범 스님을 포함한 3000 여명에 이르는 지역 인사들이 장기기증을 서약한 상태다.

그 중심에는 생활속 불교 운동과 부처의 제행무상(諸行無常) 사상을 묵묵히 실천해온 원범 스님이 있다. "과거에는 생명나눔과 장기기증 운동 자체가 생소했습니다. 그동안 씨앗을 뿌린 이러한 운동들이 이제 싹이 돋는 것 같습니다. 부처님의 제행무상은 진리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몸에 집착하지 말아야한다는 뜻입니다"고 설명한다. "내것을 내어 줘 다른 사람들이 잘 될 수 있으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보시(布施 )와 자비의 생생한 실천 아니겠어요"라고 말한다.

" 이 세상 삼라만상은 동체
내 몸 일부가 필요한 곳으로
자리바꿈하는 게 장기기증 

진정한 보시, 자비의 실천
기증 받은 사람들은
수행자 거듭나는 연쇄작용"

올해 '1.5.5 캠페인'
1명이 기증희망자 5명 모집
후원 회원 5명 확보 목표


원범 스님은 또 "장기 기증을 받은 사람들 거의가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기쁨에 그동안 방종했던 생활이 사라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새로운 삶을 구성하면서 인생에 대한 눈을 뜨는 것을 지켜보면서 수행자로서 흐뭇했습니다"고 소회를 덧붙인다.

"법(法)자가 물 흘러가는 것을 뜻하듯, 결국 살아 있는 것들은 사라지는 게 영원불변의 진리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영원히 살 듯 착각합니다. 너와 나가 따로 없듯이, 상대에게 베풀면 자기에게 돌아오기 마련이지요. 이러한 작은 깨달음들이 모여야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법입니다."

생명나눔실천 부산지역본부는 올해 '1.5.5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한 사람이 다섯 명의 장기기증 희망자를 모집하고 다섯 명의 후원 회원을 확보하는 캠페인이다. 또 올해 안으로 장기 기증 활성화를 위한 '걷기 대회'와 '100 원 희망 콘서트'도 마련돼 있다.

장기기증에 대해서 의외로 생소하게 여기는 일반인들이 많다.

생명나눔실천 부산지역본부 박동범 사무국장은 장기기증과 불교의 동체사상(同體思想)은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설명한다.

박 국장은 "부처님의 가르침 중 가장 근본 되는 가르침은 '이 법계(法界)가 둘이 아닌 하나다'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너와 내가, 나와 네가 둘이 아니고 하나이며, 삼라만상이 나 아닌 게 없는 동체(同體)라는 것이지요. 대표적으로 금강경, 대방광불화엄경, 일승묘법연화경 같은 경전에서 이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동체 사상의 견지에서 보면 장기 기증은 누가 누구한테 장기를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의 일부분이 필요로 하는 곳으로 자리바꿈 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얻게 됩니다"고 설명한다.

생명나눔실천 부산지역본부의 창립10주년 기념법회. 생명나눔실천 부산지역본부 제공
특히 대승보살장정법경은 우리의 인체장기를 보시물에 넣으며, 보시할 수 없는 물건은 없다고 말함으로써 장기 기증을 통한 보시가 2500여 년 전에도 있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장기기증이나 후원 회원 의사가 있는 사람은 생명나눔실천 부산지역본부(051-853-0429)로 알아보면 된다.

박태성 선임기자 pt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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