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드라마 '애니 교복 입는 데이' 실사·애니메이션의 공존 참신함에 튀는 개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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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감독은 단편 '애니 교복 입는 데이'를 애니메이션과 결합, 새로운 웹드라마를 선보였다. 만세픽처스 제공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조금의 언질도 없었거든요.(웃음). 당연히 안 될 줄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호명돼 얼떨떨했죠."

부산에서 만들어진 웹드라마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제2회 K웹페스트 영화제'에서 환하게 빛났다. 김태균 감독의 '애니 교복 입는 데이'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결합이란 이색적인 시도로 지난 20일 영화제 폐막식에서 스케치코미디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실업자 3인방의 해프닝
K웹페스트 영화제 수상
관객과의 대화서도 호평

첫 시도였는데 상복까지 따른 것. 하지만 출발은 다소 엉뚱했다. 지난 1998년 부산에서 독립영화사 만세픽처스를 만든 뒤 단편과 다큐멘터리에 매진해왔던 김 감독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을 통해 장르 전환 작업을 할 기회가 생겼는데 때마침 1998년 만들었던 단편 '교복 입는 데이'가 생각났다"고 말했다.

20대 후반 실업자인 고교 동창 3명이 나이트클럽 교복 댄스페스티벌에 참여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은 이 작품이 모험적인 시도와 맞물려 웹드라마로 재탄생하게 된 것.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공존은 참신해 보였다. 김 감독은 "처음에는 애니메이션으로만 구성하려고 했지만, 갑자기 영화 위에 애니메이션을 가미하면 훨씬 더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결과는 대성공. 영화제 관객과의 대화(GV)에서도 관심이 집중됐다. 김 감독은 "분명히 사람인데 만화처럼 움직이니까 그런 부분들이 흥미를 끌었던 것 같다"며 "결실을 볼 수 있게 도와준 정보산업진흥원에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웹드라마는 최근 떠오르는 장르지만 '애니 교복 입는 데이'가 처음일 만큼 부산에서는 아직 생소한 분야다. 김 감독은 "최근 부산에서도 웹드라마가 제작되고 있는데 시장 진출 채널을 찾기가 어렵더라"고 아쉬워했다. 이 때문에 이번 수상이 부산에서 웹드라마 제작 활성화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일곱 살 때 부산 동구 한 극장에서 꿈을 결심한 김 감독은 '영화'를 뺀 다른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 "영화 말고요? 할 줄 아는 게 없어요. (웃음). 유일한 재주인 이 일을 남들과 나누고 싶어요. 최근에는 노인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영화 작업도 하고 있고요."

그에게 포부를 물었다. "'애니 교복 입는 데이'는 4회로 완결됐지만, 언젠가는 '면접 보는 데이' '회식 하는 데이' 등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담은 '데이' 시리즈를 만들고 싶어요." 김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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