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비리에 식중독까지 학교 급식 불안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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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식중독 의심 환자들이 부산뿐 아니라 전국 곳곳의 고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오면서 교육당국의 허술한 학교 급식 관리 행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학부모 단체 등은 "폭염 속 조기개학, 끊임없는 급식 위탁업체의 비리 등이 결국 학생 건강까지 해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 단체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은 24일 논평을 내고 "우리 아이들은 유치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순간부터 고교를 마칠 때까지 학교급식만 먹게 된다"면서 "그럼에도 최근 연일 끊이지 않는 식중독 소식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학부모 단체 "학생 건강 비상"
폭염 속 조기 개학 등이 원인
콜레라 확진자도 발생 우려 가중

최근 60여 명의 학생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호소한 부산 동구 A고교를 비롯해 서울, 경북, 대구지역 고교 등에서 모두 700명이 넘는 식중독 의심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식약처의 신속검사 결과 이들 식중독 의심 학생에게서는 모두 무더위에 증식이 활발한 병원성 대장균이 검출됐다.

현재 학부모 단체 등은 식재료 공급, 위생 등의 문제로 병원성 대장균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 부산지부 관계자는 "학생 건강보다는 단가를 맞추기 위해 저품질 식재료를 쓰는 위탁 업체들을 걸러내지 않고는 식중독 등의 문제를 막을 수 없다"면서 "위탁 업체의 식재료를 감시하는 철저한 시스템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학사모 측은 "위탁업체의 식재료 위생 및 관리부실, 학교와 위탁업체 간 유착 의혹 등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교육당국만 믿고 아이들을 맡길 수 없다"면서 "우리 엄마들도 학교급식 위생조사단을 구성해 자녀 학교에 대한 급식 실태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식중독 의심 환자 발생의 근본 원인으로는 '조기 개학'이 지목된다. 부산, 대구지역 등의 고교에서는 올해 겨울방학을 늘리는 대신 여름방학 기간을 단축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어수선한 분위기 속 학사 일정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개학 이후에도 폭염이 지속되면서 식재료 부패, 병원성 대장균 증식 등의 가능성이 컸던 것이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병원성 대장균이 조리실, 식자재, 조리사 등 어디에서 최초로 나왔는지 정확한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결국 폭염으로 균이 증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폭염 속 음식으로 인해 국내에서 콜레라 확진자까지 발생하면서 아이들 건강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가 치솟고 있다. 부산지역 한 학부모는 "식중독부터 콜레라까지 무더위 속에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가 겁이 난다"면서 "학교는 아이들의 건강과 직결된 조리실, 급식실 환경 개선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시교육청은 24일 A고교를 방문해 식중독 사후 처리, 학생 치료 상황 등을 점검하고 비가열 식품 등의 사용 자제 등 식중독 예방에 관한 내용이 담긴 공문을 각 학교에 보냈다.

 이현우·이승훈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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