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감찰관(이석수) '박근령 고발' 정치권 갈등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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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이석수 특별수사팀장으로 임명된 윤갑근 대구고검장. 연합뉴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 감찰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62) 전 육영재단 이사장을 사기 혐의로 고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23일 검찰과 사정당국에 따르면 이 감찰관은 지난달 21일 김수남 검찰총장에게 박 전 이사장과 그의 지인 A 씨를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현재 이 사건은 대검찰청이 서울중앙지검에 이첩, 형사8부가 수사를 맡아 진행 중이다. 박 전 이사장은 피해자로부터 1억 원의 자금을 빌렸지만 현재 일부 자금을 상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별감찰관은 지난달 박 전 이사장을 특별감찰관실 사무실로 불러 조사했다. 피해자는 특별감찰관실에 진정을 내 박 전 이사장이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野 "靑, 이석수 불신 이유   
박근령 때문 아니냐" 공세   
우상호, 이정현 대표 겨냥 
"우병우 수석 거취 해결해야"   

검찰, 특별수사팀 구성  
팀장에 윤갑근 대구고검장


직무상 기밀을 누설했다는 의혹으로 청와대로부터 '국기문란'이라는 비판을 받은 이 감찰관이 박 전 이사장을 고발한 사실이 알려지자 야당은 곧바로 청와대 비판에 나섰다. 국민의당 양순필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청와대가 특별감찰관에 '불신의 낙인'을 찍은 진짜 이유가 드러나고 있다"면서 "박근령 씨 사건이 이 특감을 찍어내려는 진짜 이유 중 하나인지 의심이 간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겨냥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대통령과 독대해서 우 수석 문제를 빨리 해결해 달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지 않고 민생행보를 하면 현안회피용 민생행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우 수석과 이 감찰관에 대한 동시 수사에 착수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김수남 검찰총장이 윤갑근 대구고검장을 수사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팀을 구성하고 공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대검찰청은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나 형사부 등 개별 수사 부서에 사건을 맡기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국민 신뢰 확보와 철저한 의혹 규명을 위해 수사팀을 별도로 구성키로 했다. 이에 따라 수사팀은 현직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을 대상으로 전례 없는 동시 수사를 벌이게 됐다. 수사팀을 이끄는 윤 고검장은 충북 청주, 성균관대 법대 출신으로 수사 대상인 우 수석과 사법연수원 19기 동기다. 2010년 우 수석이 대검 수사기획관일 때 윤 고검장은 중앙지검 3차장을 지내기도 했다. 윤 고검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최선을 다해 수사하겠다"면서 "먼저 수사 의뢰된 내용을 파악한 뒤 수사팀 구성도 종합적으로 구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고검장은 수사 대상이 각각 사법연수원 동기와 검찰 출신 선배라는 데 대해 "동기, 같이 근무한 것 따지면 다 단군의 자손 아니냐"면서 "조직인으로서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별수사팀장에 임명된 소감을 묻는 말에는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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