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판문점에 지뢰 매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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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이 판문점 인근에 군인들의 탈북을 막기 위한 대인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판문점 인근에 지뢰를 매설한 정황이 포착된 것은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이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23일 "북한군이 지난주 판문점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의 북측 지역에 여러 발의 지뢰를 매설한 것이 목격됐다"면서 "전방지역 부대에 근무하는 군인들의 탈북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밝혔다.

'돌아오지 않는 다리' 북측
북한군 탈북 방지용 추정

이 같은 조처는 정전협정 규정 위반이다. 판문점 남북한 지역에는 정전협정 규정에 따라 지뢰를 매설할 수 없으며 경비병들도 무장할 수 없다. 북한군이 무리하게 지뢰를 매설한 것은 최근 대북 심리전방송에 북한군 최전방부대 군인들마저 크게 흔들렸기 때문이라는 게 군의 설명이다. 군은 또 지난 4월부터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 4000발이 넘는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군의 한 관계자는 "그간 탈북해 귀순한 북한군은 대부분 후방지역 근무자였다"며 "최근 대북 심리전방송 재개 이후 최전방 부대에 근무하는 군인들이 심리적으로 상당히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탈북을 막기 위한 조치 중의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엔군사령부도 북한을 규탄했다. 사령부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우리는 판문점 내 '돌아오지 않는 다리' 인근에서의 북한군의 (지뢰매설)활동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면서 "비무장지대 내에서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북한군의 활동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돌아오지 않는 다리' 인근에 어떠한 장치나 탄약을 설치하는 것은 군사분계선 양쪽의 비무장지대를 방문하는 학생들을 비롯한 수천 명의 방문객의 안전을 위태롭게 한다"며 "왜 북한군이 이러한 활동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추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돌아오지 않는 다리'는 군사분계선(MDL)이 지나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서쪽을 흐르는 사천에 놓여 있다. 1976년 북한군이 이 다리 남단의 미루나무를 베던 미군 장교를 도끼로 살해한 '도끼만행' 사건 뒤 폐쇄됐다. 김백상 기자 k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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