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도소 재소자 사망 유족들 각종 의혹 제기 "교도소 못 믿겠다, 억울한 죽음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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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도소에서 잇따라 숨진 재소자의 유족들은 "교도소의 해명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두 사람이 사망 전 진료를 받았던 구포성심병원 응급실. 김병집 기자 bjk@

부산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각자의 동생을 하루 사이로 나란히 잃은 이수복(가명·52) 씨와 서상일(가명·41)씨는 답답하기만 하다. 다시는 동생을 볼 수 없지만, 어떻게 이 지경이 됐는지는 오리무중이다.

이 씨는 지난 22일 동생 죽음의 진상을 알기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서 씨도 곧 진정할 예정이다. 두 사람 다 "규정대로 했다"는 말만 반복하는 부산교도소 얘기를 더 믿지 못해서다.

19일 사망 이 씨 유족

"교도소 해명과 의무기록  
병원 2곳 기록 다 다른데  
도대체 뭘 믿으란 말이냐"

20일 사망 서 씨 유족

"의무실 걸어갔다는 사람이  
병원서 경련 일으켰다니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

사망 전 동생들의 상태나 의료조치에 대한 교도소 측의 해명도 병원 이야기와 달랐다.

지난 19일 사망한 이 씨의 동생(37)은 키 180cm에 몸무게 100kg가 넘었다. 당뇨와 고혈압은 있었지만 약으로 다스릴 수 있는 상태였다. 이 씨는 "교도소에서 약을 제대로 주지 않아 외부 병원에서 탄 약을 주려고 매주 면회를 갔다"고 했다. 2주 전 마지막 면회 당시 동생은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이 씨는 "처음 교도소 측은 죽기 전 동생의 상태에 대해 '이상이 없었다'고 했고, '지난 17일 폭행 사건 이후에도 적절한 응급조치를 했다'고 했지만 교도소와 두 병원의 의무기록을 보니 다 거짓말이었다"고 말했다. 구포성심병원의 권고가 무시됐고, 동생이 사망한 날 새벽에 이미 한 차례 쓰러졌다는 기록이 드러난 것이다.

이 씨는 "부검의는 동생의 사인을 심장비대에 따른 심근경색이라고 했는데, 교도소는 심장비대의 원인은 외면하면서 교도소의 응급조치나 조사수용방 환경에 문제가 없었다는 듯 책임 회피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씨는 지난 19일 이 씨 동생의 죽음을 전한 본보 단독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부산교도소 조사수용방에 있다 갑자기 뇌사 상태에 빠져 지난 20일 숨진 동생(39)과 상황이 판박이였기 때문이다.

서 씨는 "뒤늦게 구포성심병원 기록에서 지난 17일 오전 6시에 동생이 이미 교도관에게 '몸 상태가 이상하다'는 말을 했다는 것, 양산부산대병원 기록에서 동생이 경련 증세가 나타나 교도소 의무실로 갔다는 걸 확인했다"며 "처음 교도소 설명과 말이 다르니 도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하나"고 답답해했다.

서 씨는 동생이 음식을 두고 동료 재소자와 다퉜다는 이유로 조사수용방에 규정상 최장 수용 기간인 10일이나 있었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서 씨는 "동생이 무전취식과 폭행으로 교도소에 갔는데, 그게 죽어야 할 죄는 아니지 않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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