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무실이라더니…주택가 전자파·소음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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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구의 한 주거밀집지역에 이동통신사의 대규모 통신시설이 들어서는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주민들이 소음·전자파 피해 가능성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23일 부산 동구청에 따르면 다음 달 초 수정동 주택가에 한 이동통신사의 통신시설(사진·부산수정중심국) 건물이 준공될 예정이다. 지상 4층짜리 이 건물에는 광케이블을 통해 기지국을 연결·중계하는 설비가 들어선다.

수정동에 통신사 건물 신축
인근 주택·학교 밀집 반발
뒤늦게 24일 주민설명회

당초 대기업 사무실이 입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이 건물의 실체가 드러난 건 이달 초. 창문이 거의 없는 건물 구조를 의아하게 여긴 일부 주민이 구청 등에 문의한 결과 건물 용도가 '기계실'이란 사실이 확인됐다. 한 주민은 "그동안 주민설명회도 없었고, 최근까지 공사안내판도 제대로 설치 안 되는 등 기계 장비만 잔뜩 들어온다는 사실을 구청도, 업체도 감춰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주민들은 해당 건물이 주거밀집지역에 부적합한 시설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다른 주민은 "24시간 기계와 냉방시설이 돌아가게 되면 주민들은 하루 종일 전자파와 소음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며 "이런 시설이 학교 인근 주택가에 들어서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건물 바로 옆에는 빌라와 주택이 붙어 있고, 골목길 하나 사이로 경남여고가 위치해 있다. 100여m 떨어진 곳에는 수정초등학교, 인근에는 어린이집 2곳도 있다.

이에 대해 동구청은 '중심국'이 관련법상 유해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건축 허가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주민 반발이 거세지자 이동통신사 측은 뒤늦게 24일 동구의회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기로 했다. 설계·감리업체 관계자는 "주민들은 막연히 소음·전자파 피해를 우려하고 있지만 기지국·중계국과는 다른 일종의 전신전화국이기 때문에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는 등 오히려 주민 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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