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형 부산중기청장] "스토리·상품·문화, 전통시장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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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56) 부산지방중소기업청장은 시장 상인들이 인정할 정도로 전통시장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김 청장은 올해 초부터 매월 첫째 주 금요일을 '전통시장에서 점심 먹는 날'로 정해 직원들과 함께 부산 지역 전통시장을 찾아 현장을 살피고, 애로 사항을 듣는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중기특위 활동
매월 지역시장 찾아 지속 관심
어묵 등 '킬러 상품' 개발 주력
젊은 상인·감각 적극 수용을

김 청장의 전통시장 사랑에는 이유가 있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 중소기업특별위원회에서 영세자영업자 종합대책을 입안할 당시 총괄팀장을 맡았다. 영세자영업자 문제를 놓고 정부 각 부처가 참여해 종합대책을 만들기는 그때가 처음이었다. 김 청장은 "당시 종합대책을 계기로 소상공인 관련 정부 기관이 커지고, 정책 지원이 늘어났다. 우리나라 자영업 정책에 큰 획을 그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런 김 청장이 바라보는 부산의 전통시장은 현재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1500여 개에 달하는 전국의 전통시장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급팽창하는 온라인 유통업체의 공세 속에 전통시장이 설 자리는 갈수록 위태롭다. 게다가 부산은 전국에서 인구 대비 시장 수가 가장 많은 곳이다.

김 청장은 그러나 "위기 속에도 기회는 있다"고 강조한다. 그 기회란 바로 '특성화'다. 그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유통 환경 속에서 이제 특색 없는 시장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전통시장의 경쟁력은 스토리와 상품, 문화 등 소프트웨어"라고 말했다. 최근 원주 미로예술시장, 광주 1913송정역 시장 등 새로운 아이디어를 앞세워 '부활'한 시장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것은 좋은 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전통시장 지원 초점도 초기 아케이드 설치, 주차장 확충 등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 중이며, 부산중기청도 이에 발맞춰 최근 영도봉래시장의 어묵, 반송큰시장 김치, 덕포시장 참기름 등 각 시장이 특장점을 가진 '킬러 상품' 개발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특색 있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또 하나 반드시 필요한 것은 '젊은 상인'의 유입이다. 김 청장은 "최근 뜨는 시장의 공통점은 젊은 상인들의 참신한 감각을 적극 수용한 것"이라며 "부산에서도 시장 내 공실에 젊은 상인들을 데려와 달라고 요청하는 시장이 늘어나는 고무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의 친절 또한 김 청장이 강조하는 덕목이다. "장사가 안 되니까 불친절하고, 불친절하니 더 사람이 안 찾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수시로 전통시장을 찾는 '팬'으로서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끝으로 김 청장은 "시장이 사라지면 복지 수요가 늘어나 국가 재정에 악영향을 미치고, 이는 결국 전체 시민의 부담이 될 것"이라며 시장에서 작은 장보기, 온누리상품권 활용 등 전통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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