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식, 수술후 관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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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신부전을 치료하는 최선의 방법? 현재 의학계에선 신장 이식수술을 꼽는다. 문제는 사후 관리다. 신장 이식 수술은 수술 자체도 중요하지만 수술 후 지속적인 관리를 받아야 한다. 지역 의료계에선 많은 사람이 이를 간과하고 소위 '수술 잘하는 서울 대형 병원'만을 고집한다고 지적한다.

이식술 65세 상한선은 옛말
혈액형 제한도 사실상 사라져
혈연 아니어도 이식 가능

면역억제제 장기 복용
감염 등 응급 상황 고려
의료진의 지속적 관리 필수

■부부간, 고령층 신장이식 증가 추세


우선 주목할 것은 근래 부부간 신장 이식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의학의 발전으로 혈액형의 제한이 사실상 없어졌고 조직형이 맞지 않는 경우도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식이 가능하게 된 덕분이다. 부모나 형제 등 혈연이 아니더라도 신장 이식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실제 국내 통계를 보면 2014년 기준 부부 사이의 이식이 전체의 30%를 차지했다. 한서병원 신장이식팀의 경우 2012년부터 지난 7월 말까지 100례의 신장 이식 중 부부간의 이식이 50%를 넘었다.

신장 이식 수술의 연령 상한도 높아지는 추세다. 미국의 통계를 보면 2014년 한 해 동안 65세 이상 환자 3000여 명이 신장이식을 받았는데, 이는 전체 이식환자의 19%에 해당되는 것으로, 2004년에 비해 약 2배로 늘었다.

한서병원 신장내과 공진민 과장은 "65세 이상 고령 환자의 신장 이식 수술을 꺼리는 경우가 많으나, 65세를 신장 이식 수술의 상한선으로 잡는 것은 오래전의 기준으로 현재 세계 의학계에서는 사장된 기준"이라고 밝혔다.

한서병원 신장이식팀이 신장이식 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모습. 이 병원의 신장이식 환자 1년 생존율은 100%, 이식 신장 생존율은 99%를 나타냈다. 한서병원 제공
■수술 못지않게 사후 관리도 필수

신장이식은 일회성의 수술만으로 치료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거부반응을 방지하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수술 후 20년 또는 30년 이상 장기간 복용하는 등 의료진의 관리를 지속적으로 받아야 한다. 따라서 수술도 중요하나 수술 후 관리가 더 중요한 치료라 할 수 있다.

근래 수술 환자들의 생존율이 크게 높아진 것도 사후 관리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서병원의 경우 이식 환자들은 고령이거나 혈액형 부적합 환자가 전체 환자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등 고위험군 환자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환자 1년 생존율과 이식 신장 생존율이 각각 100%, 99%로 나타났다. 2000년대 이후 국내에서 보고된 것 중에 가장 좋은 결과다.

한서병원 이식팀은 미국 이식학회, 유럽 이식학회 등의 국제 학회에서 꾸준히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지난 18~23일 홍콩에서 열렸던 세계이식학회에서도 혈액형 부적합 이식 등에 관한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이 같은 결과는 수술 잘하는 대형 병원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완치를 위해서는 그에 못지않게 수술 받은 환자를 곁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보살필 수 있는 병원을 찾는 것도 필수적임을 일깨워 준다.

한서병원 외과 정준헌 과장은 "신장 이식 수술의 성공 여부는 병원의 규모보다는 의료진의 숙련도, 전문성에 의해 좌우된다. 또 이식 환자는 면역억제제를 장기간 복용하므로 감염 때문에 고열로 응급실에 가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무조건 서울의 대형 병원만을 고집할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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