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태양광발전' 계약부터 설치까지] 25만~30만 원이면 우리 집도 '하하 호호'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전기 요금 '폭탄' 고지서가 속속 도착하던 지난주, 한 푼이라도 더 전기 요금을 아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신재생에너지 관련해서 부산시에서도 다양한 주택 지원 사업(태양광, 태양열, 지열, 연료전지 등)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중 태양광발전 기준 3㎾ 이하에 지원되는 '주택형 태양광' 사업(250만 원까지 보조)은 올해분이 이미 소진됐지만 아파트 베란다 등에 설치 가능한 '미니 태양광발전'(250W 이상·세대당 50만 원) 지원금은 일부 남아 있다고 해서 계약부터 설치까지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아보았다. 부산시 산업통상국 에너지산업과 김진규 주무관과 부산시 지정 '미니 태양광발전' 시공 업체 중 한 곳인 ㈜한국나이스기술단 에너지사업부 김용섭 본부장이 조언했다.

남향에 햇볕 4시간 이상 들고
월 사용량 300㎾ 이상 효과적
설치비 80만 원, 市 50만 원 보조
2년 정도면 설치 비용 뽑아

에너지공단 홈페이지 검색
시공 업체 선정도 의외로 간단

수명 15~20년, 보증기간 5년
이사 갈 때 옮겨갈 수도 있어

■미니 태양광발전 우리 집에 설치해도 될까?


미니 태양광발전과 관련해 일반인이 가장 궁금하게 여기는 사항이 있다면 '과연 우리 집에도 설치할 수 있을까' 여부. 설치 적정 여부를 따지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준을 체크하는 게 급선무다.

김 본부장은 현재 살고 있는 집이 남향을 끼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햇볕이 하루 평균 4시간 이상 들어와야 설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정남향이 가장 좋지만 동남향과 남서향도 나쁘진 않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이 다음으로 언급한 기준은 월평균 전력 사용량. 가정용 전기 요금 4단계 누진제 구간이 시작되는 300㎾를 넘어서 350~400㎾ 정도 쓰는 집이라면 아주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시에서도 "남향의 안전한 구조로 월 300㎾ 이상 소비하는 가구에 미니 태양광발전 설치를 권장한다"고 밝히고 있다.

미니 태양광발전의 설치 비용도 궁금했다. 부산시의 지원 금액은 가구당 50만 원이지만 시공비 등 자부담이 턱없이 비쌀 경우엔 초기 설비투자비 회수 기간도 그만큼 길어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 본부장은 "미니 태양광발전 총 설치비가 80만 원 전후임을 감안한다면 본인 부담금은 시 지원금 50만 원을 뺀 나머지인데 설치 조건에 따라서 25만~30만 원으로 각각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비용마저도 2년에서 2년 6개월 정도 지나면 상쇄된다고 김 본부장은 덧붙였다. 미니 태양광 모듈 250W 1장 설치로 연 324㎾ 전력 생산이 가능해 가구당 월평균 8000원 정도 절약 효과가 있다.

최근 서울시가 밝힌 자료에서도 태양광발전을 통한 전기 요금 감면 효과는 월 500㎾(누진 단계 5)를 사용하는 가구가 주택형 태양광(3㎾)을 설치할 경우 월 10만 4670원의 절감 효과가 있다면, 월 304㎾(누진 단계 4) 소비 가구가 미니 태양광(260W)을 설치할 때 월 8320원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소개한 '내 손으로 만드는 태양광 가이드북'에서도 미니 태양광발전 용량은 100~300W로 낮 시간대 냉장고 등 대기전력 소비량은 충당할 정도라고 소개했다. 

■계약에서 설치까지 원스톱 처리


그렇다면 미니 태양광발전 설비와 계약은 복잡하지 않을까? 미니 태양광은 햇볕을 전기로 바꾸는 발전 모듈을 부착해 만든 설비다. 태양광 모듈 한두 장, 전력을 변환해 주는 장치인 '인버터', 발코니 고정 장치(난간 거치대), 소형 계량기, 가정용 콘센트 등으로 구성된다. 실내 공간을 거의 차지하지 않고 베란다에 간단하게 설치해 전기를 생산 공급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각종 가정용 태양광발전 시설들. 아파트 베란다에 설치한 250와트(W) 1장짜리 '미니 태양광'. 한국나이스기술단 제공
신청자 입장에선 절차도 의외로 간단했다. 신청자가 일단 시공 업체를 선택하고 나면 나머지 절차는 시공 업체에서 전부 알아서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공 업체 정보는 한국에너지공단 '그린홈' 홈페이지(greenhome.kemco.or.kr) 제품 및 기업 소개→참여 시공 기업 소개→시공 분야(태양광)→소재지(부산)를 검색하면 나온다. 하지만 미니 태양광발전의 경우, 설비 규모가 미미하다는 이유로 취급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신청서를 접수한 시공 업체는 정식 계약에 앞서 신청자의 집을 직접 방문해 일조량과 경제성 등 미니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게 적절한지 아닌지를 따져 본 후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면 정식으로 계약 서류를 작성한다. 이어 신청자 또는 시공 업체에서 '지원 사업 신청서'를 작성해 부산시에 제출하고, 설치 완료 후에 부산시로부터 보조금을 받게 된다.

기본적으로 태양광발전에는 어떤 태양광 모듈(단결정 모듈과 다결정 모듈로 나뉜다)을 사용하는지가 중요하다. 신청자 입장에선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기에 시공 업체에서 선정한 모듈을 제대로 사용하는지 정도 확인할 필요가 있겠다. 설치 업체는 설치 완료 확인일로부터 5년간 무상 수리를 보증하고, 보증 기간 이후에 발생되는 수리 비용은 소유주 부담이다.

김 본부장은 "하자 보증 기간은 5년이지만 제품 수명은 15~20년에 이른다"면서 "이사를 하게 되더라도 부산시에 이전 신고(5년 이내일 경우)를 하고 설치 비용을 부담하면 옮겨갈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일부 공동주택에선 입주자대표회의 의결 사항이라면서 미니 태양광발전 설비 자체를 불허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이 미니 태양광발전 설치를 반대하는 이유는 안전사고 우려와 미관상 좋지 않다는 것. 부산YWCA 직원 3명도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반대하는 바람에 미니 태양광발전 설비를 포기해야 했다.

■부산시 지원 대상과 규모는 어떻게 되나

부산시가 밝힌 '2016년 미니 태양광발전 지원' 계획에 따르면 지원 대상은 미니 태양광 250W(와트) 이상 설치 주택이면 된다. 태양광 모듈 제조 회사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250W짜리는 1장, 130W짜리는 2장이 설치된다. 공동주택일 경우 베란다 난간에 주로 설치되지만 단독주택은 옥상에 설치하기도 한다. 
각종 가정용 태양광발전 시설들. 단독주택 지붕에 설치한 300W 10장짜리(3kW)  '주택형 태양광'. 한국나이스기술단 제공
지원 자격은 기존 또는 신축 단독주택의 소유자(소유 예정)이거나 공동주택의 소유권자(개별 세대)로 세입자는 안 된다.

2016년 한 해 동안 부산시가 지원하겠다고 밝힌 미니 태양광발전 규모는 200가구. 이미 150가구 이상 설치를 마쳐서 분량은 얼마 남아 있지 않다. 지난 주말 한국나이스기술단에서만 9곳의 추가 설비를 마쳤다.

김 주무관은 "내년에는 태양광발전 사업 지원 규모를 더 늘릴 계획"이라면서 "주택형 태양광 250가구, 미니 태양광 250가구, 취약계층 태양광 100가구, 공동주택 태양광 대여 사업 100가구 등 총 700가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독주택 옥상에 설치한 130W 2장 짜리 `미니 태양광` 모습. 한국나이스기술단 제공
 
한편 '태양광 대여 사업'은 공동주택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것으로 설비 용량 1㎾당 5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 사업의 추진 주체는 한국에너지공단이고, 접수 방법과 지원 절차는 미니 태양광발전과 비슷하나 공동주택이 신청자다. 대여 사업자가 공동주택에 태양광발전 설비의 설치·운영·관리까지 책임지고 소비자는 대여료와 절감된 전기 요금만 납부하면 된다.

부산시는 이 밖에 태양열, 지열 설비를 갖추는 주택에 대해서도 시 보조금을 지원했다. 미니 태양광발전 관련 자세한 문의는 부산시 에너지산업과(051-888-4684) 혹은 한국나이스기술단 에너지사업부(051-557-4266 교환6)로 하면 된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