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친문 지도부 구성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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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시·도당 위원장 경선에서 친문(친문재인)·주류 진영 인사들이 대거 승리하면서 비주류 측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비주류 측에서는 주류 중심의 지도체제가 '패권주의'로 이어질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도당 위원장 경선서 강세
비주류 측 패권주의 비판
주류 "계파갈등 막는 장치"


특히 김 대표는 당내 진보성향의 인사들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손학규 전 고문 등 중도진영 인사들과 접촉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더민주의 지역별 대의원대회 결과 친문 핵심인 전해철 의원과 박남춘 의원이 각각 경기도당위원장, 인천시당위원장을 맡았고 정세균계나 범주류로 분류되는 김영주 의원이 서울시당 위원장으로 당선됐다. 이에 따라 시·도당 위원장 가운데 호선으로 거쳐 뽑히는 권역별 최고위원도 친문 인사들로 구성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주류 진영에서는 이 같은 경선 결과가 당 대선후보에 대한 '흔들기'나 계파갈등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당 대표 후보인 추미애 의원은 22일 YTN라디오에 나와 "지지자들의 요구는 분열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이 같은 당원들의 절박한 요구를 정확히 연설내용에 담는 후보들이 시·도당 대회에서 계속 이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주류 측에서는 친문 일색의 지도부가 계파갈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권 경쟁에 나선 이종걸 후보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시·도당 위원장 선거 결과에 대해 "지역의 최고위원을 뽑은 걸 보니 한쪽 계파(친노 친문)의 완전한 싹쓸이판"이라면서 "내가 십수 년간 겪은 당은 이런 당이 아니었다. 당이라고 해야 할지 계파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근 당 정체성 논란과 관련 진보 성향 인사들에 대해 "헛소리를 하는 사람이 많아 답답하다"고 비판했던 김종인 대표는 손학규 전 고문과 만나는 등 당내 권력지형 재편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야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대표와 손 고문은 지난 13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배석자 없이 비공개 단독 만찬회동을 했다.

김 대표는 이번 회동에 대해 "특별히 할 이야기가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손 전 고문이 확실히 이야기한 건 아닌데, (서울로) 오긴 올 것 같은 인상을 줬다. 강진에 오래 있을 것 같지는 않더라"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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