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올림픽] 때론 선배처럼, 때론 엄마처럼 박세리 감독의 '금빛 리더십'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리우 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박인비가 금메달을 확정 짓자 박세리(오른쪽 두 번째) 감독은 눈물을 흘리고 한국 선수들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인비의 금메달은 감독으로 이번 리우 올림픽에 참가한 박세리의 '엄마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116년 만에 열린 올림픽 여자 골프의 완벽한 준비를 위해 박 감독은 리우 현지에 일찍 도착했다. 박 감독은 17일부터 진행된 1라운드 경기 닷새 전인 12일에 선수들보다 일찍 리우에 입성해 골프 코스를 파악한 뒤 메달 획득을 위한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스케줄·먹거리 챙기고 코스 파악 
최상의 경기 하도록 긴장 풀어줘 
박인비 남편 남기혁도 숨은 공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5승을 포함, 통산 25승으로 한국인 최다승 기록을 보유한 '베테랑' 박 감독은 코스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피며 선수들의 우승을 기원했다.

박 감독의 '엄마 리더십'은 경기가 임박하면서 더욱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됐다.

박 감독은 박인비와 전인지 김세영 양희영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선수들이 먹을 음식을 직접 챙기고 손수 요리까지 만들어 제공했다.

박 감독은 4라운드 내내 선수들의 스케줄을 챙기며 최상의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했고 경기 내내 선수들과 동행하며 '마인드 컨트롤'을 하도록 격려했다.

박 감독은 "우승한 박인비가 올림픽 출전 여부를 두고 선수 생활 중 가장 큰 압박을 받았을 것"이라며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서로 의지하며 농담을 주고받았던 것이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배들 덕분에 감독도 맡게 됐는데 선수 시절보다 더 의미가 깊었다"며 후배들과 함께 올림픽 금메달의 기쁨을 나눴다.

박인비의 남편인 남기혁 씨의 '그림자 외조'도 박인비의 우승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남 씨는 김응진 코치와 함께 박인비가 올 시즌 초 허리 부상에다 치명적인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을 입은 최악의 상황에서 함께 훈련하고 문제점을 찾아내 올림픽 우승이란 쾌거를 합작했다.

박인비는 올해 부상이 겹치면서 전매특허인 정교한 샷과 '컴퓨터 퍼팅'이 실종돼 부진을 거듭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올림픽 전초전으로 여기며 출전한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도 컷오프 되기도 했다. 하지만 2주 만에 박인비는 올림픽 금메달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남 씨는 경기 직후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에 "저는 말을 안 하기로 했다"며 박인비를 향해 미소지었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그의 우승을 축하해 줬다. 리우데자네이루=배동진 기자

djbae@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