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올림픽] 한국 유도 '노골드 수모' 왜?… 하형주 학장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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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세계 랭킹 1위 전략 실패가 참사 불렀다"

한국 유도가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사상 최악의 성적을 냈다.

세계 랭킹 1위가 무려 4명이나 출전했지만 단 하나의 금메달도 획득하지 못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다.

랭킹 올리려다 약점만 노출
용인대 독점, 경쟁체제 방해


1984년 LA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하형주(사진) 동아대 예술체육대학장은 한국 유도의 부진이 '전략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한국 유도 대표팀은 올림픽에서 유리한 시드를 받기 위해 세계 랭킹을 올리는 데 주력했다. 가급적 일본 선수를 피하기 위한 의도였다. 한국의 금메달 후보들이 유독 일본 선수에 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한국은 세계 랭킹을 올리기 위해 국제대회에 많이 참가했다. 하지만 이게 '독'이었다. 많은 대회에 출전하다 보니 한국 선수들의 전력이 쉽게 노출된 것이다. 하 학장은 "선수들이 세계 랭킹 1위가 된 이후에도 그 자리를 고수하기 위해 많은 시합에 나가다 보니 상대에게 약점이 쉽게 노출됐다"면서 "상대 선수에 대한 분석은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우리 선수의 전략이 노출됐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리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 학장은 또 용인대가 독점하는 한국 유도계의 구조적 병폐도 비판했다. 그는 "용인대 출신이 아니면 국가대표는 물론이고 올림픽이나 각종 대회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다는 인식이 한국 유도계에 팽배해 있다"면서 "용인대의 독점으로 경쟁 체제가 사라지면서 한국 유도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 학장은 이번 올림픽에서 세계 1인자들의 부진에 대해서도 해답을 내놓았다. 그는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은 변수가 많은 대회다. 특히 우수 선수일수록 메달 획득에 따른 중압감이 크기 때문에 평소 이미지 트레이닝과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도 세계 랭킹 1위 선수 4명을 비롯해 대회 첫날 부진했던 사격의 진종오 등 세계 1인자들의 부진이 이 같은 심리적 안정에 대한 투자가 미흡해 생긴 결과라는 것이다.

하 학장은 "대한체육회의 통폐합 문제 등으로 올림픽을 앞두고 결전의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은 것 같다"면서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가시적인 성적보다는 보다 향상된 경기력을 보이기 위한 준비가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진성 기자 pape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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