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열전] 제8회 응씨배 세계선수권대회 4강전 최종국-이세돌로서는 대책이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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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9단·1승 1패) ● 박정환(9단·1승 1패)

흑 91로 빈삼각은 역시 냉정할 때 나온다. 모든 수읽기 결과 최선일 경우가 다반사다. 이세돌은 위기다. 그러나 백은 흑 말을 잡지 못하더라도 중앙을 몰아가면서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바둑TV에서 해설하던 김성룡은 "박정환이 하변 흑 돌에 대한 생사는 모두 읽었기에, 어떻게 해도 이세돌에겐 대책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백 92, 94로 하변 흑을 잡으러 왔다. 정말이지 잡지 못하면 집 부족이다. 흑 95로 중앙으로 살려 나가자 백 96으로 기대기 전법. 어찌 되었건 이세돌로서는 쉽게 연결해 주는 일은 막아야 한다. 기회가 오자마자 박정환은 정확한 수읽기로 반격한다.

일단 백 98로 선수 활용이다. 그러자 유연한 사고의 박정환은 흑 99로 쉬운 길로 갑자기 방향을 튼다. 물론 백 100으로 잡은 돌이 도리어 잡히지만, 그것보다는 '지지 않는 길'로 가겠다는 뜻이다. 흑 101로 중앙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하변 공격 시작할 때와 비교를 하자면 백 집은 5집가량 늘었지만, 흑은 하변이 안정되면서 중앙 흑 진영까지 크게 확보했다. 백 102는 집으로 큰 자리. 흑이 워낙 두껍기 때문에 일단 백도 참아 둬야 한다. 계속해서 중앙을 막지 않을까 했지만, 박정환은 흑 103으로 현찰을 택한다. 이 수를 생략하면 <참고도> 백 1 이후 11까지 넘어가는 큰 끝내기가 있다. 흑 105, 107 두는 족족 흑 집 확정이다. 중앙 집에는 관심 없고 내 집만 딱 지키면 충분하다는 박정환이다. 진재호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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