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리틀 자이언트' 꿈을 채집하는 거인 소녀 소피를 만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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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이 리틀 자이언트'는 거인 나라를 배경으로 관객들을 동심의 세계로 안내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때때로 꾸는 꿈들은 종잡을 수 없다. 아주 고단한 날엔 사막의 단비처럼 달콤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을 땐 무섭거나 슬프게 나타나기도 한다. 대부분은 학습을 통해 자신에게 내재된 이런 무의식이 꿈을 빚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10일 선보인 할리우드 스타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마이 리틀 자이언트'는 학습된 무의식이 없는 어린 아이의 눈으로 '꿈'을 바라본다. 깊은 밤 몰래 찾아든 손님이 꿈을 불어넣어 주기 때문에 매일 각양각색의 꿈을 꾸게 된다는 색다른 아이디어다. 동화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이 영화는 작가 로알드 달의 '내 친구 꼬마 거인'을 원작으로 한다. 키다리 마을에 사는 '거인 아저씨'(마크 라이런스)는 꿈을 채집하며 살아가고 있다. 매일 밤 인간 세계로 나가 사람들에게 꿈을 불어넣어 주곤 하는데, 이는 거인 친구들이 인간을 잡아먹는 죄를 저지른 것에 대한 자신만의 속죄다.

로알드 달의 동화 원작
어린이 눈으로 해석
동심 자극하는 영상미


거인 아저씨는 인간 세계에서 꿈을 나눠주던 중, 잠들지 않고 깨어있던 작은 소녀 소피(루비 반힐)와 마주친다. 인간에게 정체를 들켜서는 안 된다는 규칙을 지키기 위해 소피를 거인 나라로 납치, 이후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며 특별한 우정을 쌓아나간다.

덩치도, 사는 세계도 다른 둘이 친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서로가 갖고 있는 외로움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친구들에 비해 키도 작고 왜소한 거인 아저씨는 늘 외롭다. 고아원에서 사는 소피 또한 마찬가지였기에 둘은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된다.

영화는 두 사람을 통해 동심의 세계를 엿보게 한다. 기분 좋은 소리를 내는 꿈들이 뛰어노는 나무 공원은 상상력을 채우는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또 무섭고 잔인해 보이지만 아이들의 상상력이 깃든 '한입에 꿀꺽' '육즙만 쪽쪽' '뼈까지 와작' '칼로 댕강' 등 거인들의 이름은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이 우정을 나누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과정은 가장 순수한 형태의 '우정과 관계'에 대한 의미를 곱씹어 보게 한다. 외모도, 언어도, 종족도, 그 어떤 것도 중요치 않다.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과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어린아이를 통해 다시금 깨닫게 한다. 외적으로 눈길을 끄는 점은 'E.T'의 각본가인 멜리사 매티슨이 각색을 맡아 스필버그 감독과 무려 34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는 점인데, 매티슨은 지난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유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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