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온열질환 주의보] '사람 잡는 땡볕' 맞서지 말고 피하세요
입력 : 2016-08-09 19:01:51 수정 : 2016-08-14 17:57:09
푹푹 찌는 무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계속되는 폭염 속에 탈진,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5월 23일부터 지난 7일까지 온열질환 환자수가 1160명에 이를 정도다. 질병관리본부는 무더위로 인한 온열질환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온열질환의 증상, 대응법, 예방법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발열·구토 등 다양한 증상
열사병, 사망률 높아 치명적
노약자·만성질환자 특히 조심
수시로 수분 보충해주고
낮 11~2시 야외활동 삼가야
■지속적 열 노출 시 온열질환 발생
폭염은 당연히 우리 몸의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고열에 갑자기 노출된다든지, 지속적인 열 노출로 인해 체온 조절기능이 무너져 더 이상 열에 견딜 수 없을 때 우리 몸은 이상 신호들을 보내게 된다. 이런 반응을 열손상 혹은 온열질환이라고 한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응급의학과 박득현 교수는 "온열질환은 무더운 날씨가 원인인 질환으로 어지럼증, 발열, 구토, 근육경련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대표적인 온열질환으로는 열경련, 일사병, 열사병 등이 있다.
열경련은 땀을 많이 흘렸을 때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수분과 염분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으로, 주로 근육을 중심으로 경련이 일어난다. 온열질환의 가장 경미한 유형으로, 땀을 급격하게 많이 흘린 경우나 매우 과격한 육체활동이 끝난 수 시간 후에도 발생할 수도 있다. 심할 경우 현기증과 구토 증세를 유발한다.
열경련이 발생했을 경우 그늘진 곳으로 환자를 옮겨 편안하게 앉히거나 눕혀 근육을 쉬게 하고, 이온음료 같은 수분을 공급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소금을 물에 녹여 섭취하게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열사병 사망률 30~80% 달해흔히 '더위 먹은 병'이라고 불리는 일사병은 더운 공기와 강한 태양의 직사광선을 오래 받아 우리 몸이 체온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생기는 질환이다. 격렬하게 운동하는 사람들이나 뜨겁고 습기 찬 환경에서 두껍게 옷을 입는 사람들에게서 발생하기 쉽다. 수분과 전해질 소실에 의해 무력감, 현기증, 심한 두통 등의 증상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체온은 정상이거나 높더라도 40도는 잘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사병이 발병했을 경우 서늘한 곳을 찾아 환자를 눕힌 후 옷을 느슨하게 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시켜줘야 한다. 의식이 없을 때는 신속히 가까운 병원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열사병은 폭염으로 인한 지속적인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몸의 열을 내보내지 못할 때 발생한다. 특히 매우 무덥고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거나 운동할 때 주로 일어난다. 체온조절 중추가 정상 작동되지 않아 40도 이상의 고열과 의식변화가 동반되며 혼수상태에 빠지기 쉽다. 열사병은 생명이 위험한 상황으로 사망률이 30~80%에 이르는 치명적 병이다.
열사병에 걸렸을 때는 최대한 빨리 환자의 체온을 내리기 위해 옷을 벗기고 찬 물로 온 몸을 적시거나 얼음, 알코올 마사지와 함께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쏘이면서 신속히 병원으로 후송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의식이 없을 경우에는 입으로 수분을 섭취하지 못하도록 해 수분이 폐로 흡입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야외활동 자제, 수시로 수분 보충한여름 건강을 위협하는 열경련, 일사병, 열사병 등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여름 중 가장 더운 시간대인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가급적 야외활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또 실내 온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 바깥과의 온도차가 크지 않게 유지해야 한다. 부득이 야외활동을 하는 경우 양산을 준비하거나 그늘을 통해 휴식시간을 가지며, 수시로 수분을 보충해줘야 한다.
특히 체온조절 기능이 떨어지는 고령층이나 영유아, 만성 질환자는 온열질환의 위험성이 훨씬 더 높아지기 때문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영도병원 가정의학과 김태훈 부장은 "온열질환은 기온, 햇빛에 민감한 질환이기 때문에 폭염특보 등 일기예보에 관심을 가지고 조금이라도 몸의 이상을 느끼면 가까운 무더위 쉼터나 실내, 그늘 등에서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