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택 신임 동아대병원장 "중입자가속기 도입해 의료 정체성 확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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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부산지역 의료계의 정체성이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답보 상태인 중입자가속기를 조속히 도입해 부산을 세계적인 암 치료 센터로 키워나가야 합니다."

지난 1일 동아대병원 신임 병원장으로 취임한 허재택 병원장의 일성이다. 그는 현재 지역 의료계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지역 의료계의 정체성 부족을 꼽았다.

대학병원 중심으로 협의체 구성
출자금 갹출해 공동 운영 계획
특성화로 병원 경쟁력 강화도

허 병원장은 "서울이라는 브랜드 영향으로 서울 의료계가 한국 의료계를 대표한다. 삼성병원, 현대아산병원, 서울대병원 등 국제적 브랜드를 가진 병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료 및 연구 수준이 부산과 서울 간에 큰 차이가 없다고 봤을 때 우리 부산 의료계의 정체성이 많이 부족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존 최고의 암 치료기인 '중입자가속기'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 현재 부산 기장군에 설치 예정인 중입자가속기 센터는 1950억 원이 들어가는 큰 프로젝트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표류하고 있다. 이를 부산지역 4개 대학병원, 울산대와 경상대 병원 등 동남권 의료계가 합심해 해결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조만간 대학병원들을 중심으로 협의체를 구성한 뒤 각 대학병원에서 출자금을 내 공동 운영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중입자가속기 센터를 세계적인 암 치료 전문 센터로 육성하고, 이를 통해 지역 의료계의 정체성을 회복하자는 게 허 병원장의 구상이다.

허 병원장은 앞으로 3년간의 재임 기간 중 중점적으로 추진할 현안으로 '365일 24시간 전문의 진료체계 구축'을 우선으로 꼽았다. 또 병원의 운영 방침으로 전문화 및 특성화를 추진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 극대화 및 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을 강조했다.

동아대병원의 향후 비전에 대해서 그는 '글로벌 의료·연구 복합타운' 조성을 제시했다.

그는 "동아대병원은 장기 마스터플랜으로 '2020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구덕캠퍼스를 글로벌 의료·연구 복합타운으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현재 1000억 원을 투입해 본관 리모델링 중이다. 또 500억 원을 투입해 '중앙정원'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이 프로젝트가 완성된다면 세계적 수준의 진료 인프라를 갖춘 쾌적한 의료 환경이 조성된다"고 밝혔다.

허 병원장은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것은 우주를 구하는 것과 같다'라는 말을 달고 산다. 단 한 명의 환자라도 최선을 다해 살리겠다는 의사로서의 신념을 잃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의료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병원장은 "모든 병원이 양적인 경쟁이 아닌 질적인 경쟁으로 가야 한다. 동아대병원은 대학병원 본연의 목표인 '중증질환을 잘 다루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해 부산, 울산, 경남의 대표적인 대학병원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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