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교통사고 도심서 100km 광란의 질주 가능했던 건 뇌전증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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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가해차량 운전자 순간 발작 가능성 수사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부산 해운대 '외제차 광란의 질주'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이번 사고가 가해자의 뇌질환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푸조 차량 운전자 김 모(53) 씨가 뇌전증(간질)을 앓고 있을 가능성도 확인하고 있다.

가해 운전자는 차량 통행량이 많고 피서 인파까지 몰려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고 있던 주말 오후 해운대 도심에서 시속 100km 이상의 '광란의 질주'를 했다. 대형 사고를 일으키기 직전에도 빠른 속도로 안 모(34) 씨의 액센트 승용차를 들이받고 교차로까지 그대로 질주했다.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 문화회관 교차로 주변 도로는 최고속력이 시속 60km로 제한된 곳이다. 경찰이 사고현장을 조사해보니 급브레이크를 밟을때 나타나는 스키드마크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주말 오후인 사고 당시는 극심한 정체로 차량이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상황이었다. 정상적인 운전자라면 광란의 질주를 상상도 할 수 없을 노릇이다.

운전자 김 씨는 사고 당시가 전혀 기억나지 않고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이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혈액과 소변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음주와 마약 혐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여러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10년 전부터 당뇨를 앓아 왔고 지난해 병원에서 심장 확장 시술을 받았다. 저혈당 쇼크로 인해 사고 직전 정신을 잃은 경우를 가정해볼 수 있으나 경찰이 주목하는 것은 김 씨의 뇌질환이다

김 씨는 뇌질환을 앓고 있으며, 울산에 있는 한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사고 당일 약을 먹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발작을 유발하는 뇌전증일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 간질로 널리 알려진 뇌전증은 순간적으로 흥분하고 발작 증세를 보이는 질환이다. 경찰은 김 씨가 치료를 받는 병원으로부터 관련 기록을 넘겨받을 계획이며, 김 씨가 복용하는 약물도 분석할 예정이다.

한편 뇌전증은 시력장애, 정신장애 등과 함께 운전면허 취득 자체가 불가능한 질병이다. 안준영 기자 j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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