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에 놀란 유럽… 휴양지 칸 '큰 가방 반입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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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27일(현지 시간) 프랑스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에서 신부를 살해한 2명의 용의자 청년이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AP연합뉴스

프랑스와 독일에서 연이어 발생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에 서방 국가의 긴장이 극에 달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수상한 거동이나 장난 전화, 작은 소동에도 깜짝 놀라 경계를 바짝 세우는 모습이다.

27일(현지 시간) AFP, dpa 통신 등에 따르면 니스 트럭 테러에 이어 성당에서 벌어진 인질극으로 충격에 빠진 프랑스는 여름 휴가철 전국에서 마련된 행사를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작은 소동에도 극도의 긴장
휴가철 지역 행사 취소 권유
정신질환자 탈출에 대피령
관광객 성당서 밤새우기도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은 여름 휴가철 행사장의 보안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최선의 보안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행사를 취소하라고 각 지방 당국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니스 인근 휴양지인 칸에서는 피서객들이 해변에 나올 때 무기나 폭발 물질을 감출 수 있는 큰 가방을 가져오는 것을 금지했다.

최근 통근열차 도끼 난동과 쇼핑몰 총기 난사, 안스바흐 음악축제 자살폭탄 테러가 잇달아 발생한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에서는 이날 난민 등록 관청 인근에서 가방이 폭발해 다시 한 번 위기감이 높아졌다.

이날 오후 뉘른베르크 인근 치른도르프의 난민등록관청 앞에서 가방이 터져 불이 났지만, 경찰은 이 사건으로 다친 사람은 없으며 가방 안에는 폭발 물질이 아닌 에어로졸 캔이 들어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가방 끌고 가는 모습이 목격된 용의자 2명을 조사하고 있다.

같은 날 오후 북부 브레멘에서는 수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에 경찰이 출동하면서 170개 상점과 식당이 모여 있는 대형 쇼핑센터에서 대피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은 이날 오전 인접한 니더작센 주 디폴츠의 한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알제리인 환자(19)를 찾는 과정에서 만일을 대비해 대피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경찰 대변인은 이 환자가 니더작센 주에서 몇 차례 절도 혐의로 체포됐을 때 뮌헨 쇼핑몰에서 총기를 난사한 용의자와 IS를 지지한다는 발언을 했지만, 구체적인 범행 계획이나 IS와의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환자는 수차례 자해 시도를 해 정신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당국은 이 환자가 마약을 복용해 왔고 자해를 하거나 타인을 해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대변인은 덧붙였다. 이 환자는 이날 오전 병원을 탈출하면서 "폭파해버리겠다"고 소리를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브레멘의 다른 한 슈퍼마켓에서도 폭탄 위협에 오후 한때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비상선이 쳐지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유명 관광지인 밀라노 대성당은 관광객이 성당 안에서 밤을 지새우는 일이 벌어진 데 이어 프랑스 북부 성당에서 IS의 테러가 발생하자 경찰에 경비를 강화할 줄 것을 요청했다.

한 미국인 관광객(23)은 지난 25일 오후 관람 시간이 끝날 무렵 보안요원이 마지막 순찰을 할 때 화장실에 있는 바람에 성당 안에 갇혔고,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 않으려고 옥상에서 밤을 보낸 뒤 다음날 성당이 문을 열었을 때 자진 신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관광객은 미국 일리노이 출신으로, 처벌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찰은 덧붙였다.

스위스에서는 '폭탄을 지닌 사람이 내일 공항에 간다'는 거짓 전화에 제네바 공항 업무가 마비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전화를 건 사람은 남편이 떠나는 것을 막으려는 프랑스인 여성으로 드러났지만, 공항에서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일부 출입문을 폐쇄하고 중무장한 경찰이 배치되는 등 경비가 강화됐다. 이 때문에 공항의 인근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했고, 수속 절차도 지연되는 등 불편을 겪었다.

앞서 IS가 공격 대상으로 지목한 지 오래됐지만, 아직 공격을 받은 적이 없는 영국 경찰은 지난 26일 프랑스 성당 테러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 4만 7000여 개 교회에 안보 지침을 내렸다.

내무부는 기독교는 물론 이슬람 사원을 포함한 종교 시설에 보안장치를 강화할 수 있도록 240만 파운드(약 35억 8000만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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