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알 액시온(DR AXION)' 車 부품에서 알루미늄 주조까지 '글로벌 챔피언'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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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준공한 디알 액시온 본사 신사옥 전경. 이날 준공식에서 이효건 회장, 이태훈 사장, 서병수 부산시장 등이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박종인 선임기자

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 내 정관농공단지 가운데쯤에 통유리 모양으로 우뚝 솟은 대형 건물 하나가 시선을 끈다. 잘 꾸민 카페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기업체 신사옥 빌딩이다. 지난해 말 신축한 자동차부품 제조회사인 '디알 액시온(DR AXION)' 사옥이다. 전신은 대림기업㈜이다.

디알 액시온은 지난 34년간 사용해 온 사명을 바꾸고 사옥도 새로 짓는 등 변신을 거듭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 '국민의 기업'으로 부상했다. 올해로 창립 37주년을 맞은 디알 액시온도 여느 기업과 마찬가지로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시기를 거치면서 고난을 겪었다. 하지만 이효건(74) 회장의 예지와 강단 있는 기업 운영으로 위기를 잘 극복해 오늘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車 실린더헤드·블록 생산
세계 최고 수준 강소기업

'월드클래스 300' 선정 발판
친환경 주조 분야 최강 노려

디알 액시온은 국내 수만 개의 자동차부품 제조회사 중 노사공동문화가 잘 정착돼 직원 이직이 거의 없는 '선도혁신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자동차용 파워트레인 부품인 '실린더헤드'와 '실린더블록'이다. 이외에도 오일펌프 등 엔진을 구성하는 주요 부품을 생산한다. 이와 더불어 자동차산업에도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친환경 차량 관련 아이템 연구 개발과 생산 등 '제4의 변화의 물결'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기장군 정관 본사를 비롯해 울산, 전주, 중국 베이징, 인도 첸나이 등 7곳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다. 1만 5000평에 달하는 기장 장안산업단지 내 공장 건립도 거의 마무리 됐고, 중국 충칭(重慶)공장도 한창 건립 중이다. 전체 종업원 수는 2000여 명(외국공장 1500명). 내년 초 건립 중인 2개의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직원 수는 2500명이 훌쩍 넘을 예정이다.

설립 초기 현대자동차에만 부품을 납품했으나 안정된 수익구조를 만들고 매출을 늘리기 위해 거래 다양화와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다. 연례행사처럼 치러지는 원청업체의 노사분규 때마다 협력업체는 전체 생산라인을 세우고 분규가 끝나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다. 지금은 기아, 쌍용, 한국GM 등 4개 자동차회사로 거래처를 늘렸다. 이들 회사에 납품하는 부품 종류만 60여 종에 이른다. 회사는 계속해서 외연을 넓히고 있고 매출액도 매년 10% 이상 늘려가고 있다.

창업주인 이효건 회장은 "올해는 답을 내는 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2020년 매출 1조 원 목표 달성을 염두에 둔 장기 비전이자 야심 찬 도전이다.

준공식에 앞서 가진 기념식수 장면. 박종인 선임기자
이 회장이 일찌감치 색다른 분야로의 사업 다각화에 눈을 돌린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수년 내 전기차 생산 등 자동차업계의 환경 변화로 기존의 자동차산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지난해부터 세계적 보트 제조사인 미국 머큐리마린 사와 선박엔진 생산에 1500억 원을 투자했다. 또 화학 분야에도 진출, 친환경 무기질 바인더 주조와 팔라듐(Palladium) 촉매 개발에도 투자해 큰 성과를 거뒀다.

이효건 회장
주조분야의 경우는 연구개발 20년 만에 성과를 냈다. 페놀 등 유해가스가 없는 친환경 주조 원천기술로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디알 액시온이 개발한 알루미늄 '무기질 바인더 주조'가 다음 달 17일 'iR52 장영실상'을 수상한다.

디알 액시온은 최근 또 다른 경사를 맞았다. 중기청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2016년 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에도 선정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2011년부터 정부가 세계적 기업 300개를 발굴 육성키 위해 성장 의지와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가진 중견기업을 선정, 집중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에 따라 디알 액시온은 앞으로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코트라 등으로부터 연구개발비를 받고, 해외시장 마케팅 분야에서 다양한 지원을 받게 됐다.

이 회장은 "자동차엔진 핵심부품인 실린더헤드와 실린더블록 분야의 세계 최고 기술력은 물론, 이번 월드클래스 선정을 계기로 알루미늄 주조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국내 1위의 전문기업을 넘어 글로벌 챔피언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래성장 동력을 위한 융복합기술 투자를 통해 별도의 새로운 화학연구소 설립을 준비 중이며, 인재 확보와 시설 확충으로 한 단계 더 높은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다지고 있다.

이 회사가 급성장하고, 많은 직원이 오랫동안 근무하고 싶어 하는 이유를 3대 경영이념에서 찾을 수 있다. '인간 존중' '기술 제일' '정의 실천'이다. 이 중 핵심은 인간 존중이다. 기술보다는 직원들의 인권과 인격, 복지가 더 우선이라는 얘기다. 이 회장은 "회사 발전의 원동력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기술에 앞서 현장에서 같은 꿈과 목표를 공유해 온 사람(직원)들이야말로 이 회사의 가장 큰 힘이다. 기술은 이런 바탕 위에 심어진 창조적 산물에 불과하다"며 '사람 우선'을 늘 입버릇처럼 강조한다.

이태훈 대표
여기에 이 회장의 철저한 '정도경영' '윤리경영' '나눔경영' 마인드를 빼놓을 수 없다. 기업가로서 이 회장이 강조하는 또 다른 부분은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다. 이 회장은 "기업 활동은 직원과 협력사, 지역·국가사회와 더불어 이뤄지므로 그 활동의 과실은 궁극적으로 회사 직원과 그 가족의 행복, 나아가 인류사회의 풍요로움에 공헌해야 한다"면서 '기업이익의 사회적 환원과 기업 시민으로서 책임론'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개인적으로도 매년 불우이웃시설을 방문해 직원들과 함께 위로잔치를 여는 한편, 모교인 개운중학교를 비롯한 여러 학교에 지금까지 총 10억 원의 장학금을 쾌척하는 등 '나눔의 실천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 디알 액시온은 2세 경영으로 새로운 미래가치 창출을 시도하고 있다. 2005년에 입사, 경영을 익혀온 장남(이태훈)이 2011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차남(이정훈)은 중국공장 법인장으로 근무 중이다. 부친인 회장을 정점으로 형제가 '투톱경영'을 잘 실현해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태훈(43) 사장은 "회장님은 큰 일에만 자문할 뿐 모든 결정을 사장인 저에게 맡기고 있다"며 "회장님의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기업경영 마인드와 열정을 빨리 익혀 세계적인 자동차부품 핵심 글로벌기업으로서의 면모와 위상을 갖춰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종인 선임기자 jonin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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