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레포츠의 백미 제트스키] 부르릉 부릉~ 시동을 걸었다 스트레스는 저 멀리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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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마린레저클럽 이형권(오른쪽) 사장이 지인과 함께 경쟁하듯 제트스키를 타고 물결을 가르며 바다를 날듯이 질주하고 있다.

물살을 가르며 절정으로 느끼는 질주본능. 제트스키가 주는 묘미다. 엉뚱하게도 지난 2월, 추위가 한창일 때 첫 경험을 했다. 살을 에는 칼바람을 무릅써야 했지만 속도의 스릴을 맛보기엔 충분했다. 그때 다짐했다. 한여름에 제트스키를 제대로 배워 보리라. 마침내 7월의 끝자락. 최고조의 폭염 시즌. 그때의 다짐을 실천할 때!

제트스키라는 기계를 믿으라

'J마린레저클럽'(010-8668-7879·부산 강서구 녹산동) 이형권 사장을 졸랐다. 속성(?)으로 제트스키를 숙련토록 해 달라고. 이 여름 제트스키 한번 제대로 타 보고 싶다고.

생각보다 크고 묵직한 '기계 덩어리'
스스로 중심 잡고 물 위에 뜰 수 있어

긴장 풀고 움직임에 몸 맡기면 술술~
질주하다 보면 말 못 할 쾌감에 '흠뻑'

운전엔 수상레저 일반조종면허 필요
구명조끼·슈트 등 안전 장비는 필수

J보트는 그가 운영하는 해양레저 체험장이다. 제트스키 등 다양한 해양레포츠를 체험케도 하고 가르쳐도 주는 곳이다. 제트스키를 계류·보관하는 역할도 한다. 이 사장은 "한 가지만 곧게 약속하라"고 주문했다. 일단 제트스키라는 기계를 믿으라는 것이었다. 한 대에 3000만 원을 호가하는 비싼 기계니 기본 수칙만 지킨다면 타는 사람의 안전은 충분히 보장된다는 이야기였다. 이 사장의 그 말은 나중에 증명이 됐다.

멀리서 보면 보통의 오토바이쯤 되리라 여겨지는 제트스키는, 그러나 가까이서 보면 생각보다 크고 무겁다. 평소엔 물에서 건져 올려져 별도의 공간에 '모셔져' 있다. 이를 물에 내리기 위해선 전용 크레인을 동원해야 한다. 꽤 조심스럽고 힘이 드는 과정이다. 한 사람은 크레인의 조종기를 조종하고, 다른 한 사람은 제트스키를 밀고 당기며 균형을 잡아 줘야 한다. 자칫 삐끗하면 제트스키를 물에 내리지도 못하고 상처만 입히게 된다.

■안전수칙만 지키면 걱정 불필요

선창 앞인데도 파도가 거칠다. '괜찮을라나….' 막상 제트스키에 혼자 올라 타려니 덜컥 겁이 난다. 이 사장은 "아직 시작도 안 해서 그러면 어떻게 하나" 하며 혀를 찬다. 무안해진다.

사실 제트스키는 가만 놔둬도 스스로 무게중심을 잡고 물 위에 떠 있게끔 만들어져 있다. 운전하다 타는 사람이 물속에 빠진다고 해도 제트스키가 동심원으로 회전해 빠진 사람에게 돌아오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안전수칙만 지킨다면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또 주행 전에 반드시 안전팔찌를 끼도록 돼 있다. 안전팔찌는 시동을 거는 부분에 연결돼 있는데, 이 팔찌가 제트스키와 분리될 경우 제트스키의 시동이 곧바로 꺼지게 돼 있다. 주행자가 물에 빠져도 제트스키가 홀로 멀리 달아나지 않는 시스템이 적용돼 있는 것이다.

시동 버튼을 누르니 '부르릉' 하고 시동이 걸린다. 오른쪽 손잡이에 액셀러레이터(액셀) 레버가 달려 있어 당기면 속력이 증가한다. 핸들을 좌우로 꺾어 방향을 전환한다. 기종에 따라 다양한 옵션 사항이 있는데, 핸들 밑 오른쪽 아래에 단계별로 손으로 잡아당기는 기어가 있다. 평소엔 '전진' 상태. 조금 당기면 '중립', 끝까지 당기면 '후진'이다. '전진' 상태에선 가만히 놓아둬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이때 액셀 레버를 살짝 당기면 '붕~' 하고 속도가 난다. 별도의 브레이크는 없다. 액셀 레버를 놓으면 속도가 급격히 떨어져 멈춘다.

안전을 위해 구명조끼는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빠른 속도 때문에 물살이 몸에 부딪히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몸을 보호할 수 있는 견고한 제트스키용 구명조끼나 전용 슈트를 입는 것이 좋다. 신발은 미끄럼 방지가 돼 있어야 하며, 손 보호와 미끄럼 방지를 위해 전용 장갑을 끼고, 시야 확보를 위해 고글이나 전용 안경을 착용한다.

■기울면 기우는대로 몸을 맡겨야

별 어려울 게 있나, 싶었다. 호기롭게 올라탔다. 이 사장은 뒷자리에 앉았다. 액셀 레버를 오른손으로 쓱 당겼다. 그런데 이런! 제트스키가 퉁! 하는 소리와 함께 앞으로 튀어 나가는 바람에 떨어질 뻔했다. 이 사장은 "급하게 당기면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급하게 튀어 나가기 때문에 액셀 레버는 손가락 한두 개만 이용해 애기 다루듯 살살 조절해야 한다"고 했다.

슬금슬금 앞으로 나아갔다. 웬일인지 자꾸만 오른쪽으로 기울어졌다. "액셀 레버를 잡은 오른손에 지나치게 힘이 들어갔다"는 게 이 사장의 진단. 이 사장은 또 "몸 전체가 경직돼 있다"면서 "그래서는 속도를 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양쪽 허벅지는 가능한 한 제트스키에 밀착한다. 항상 핸들의 중앙 부분을 가슴 가운데와 일직선이 되게 일치시킨다. 그래야 제트스키의 요동이 적고 원하는 대로 제어가 된다. 특히 중요한 팁 하나! 좌회전 또는 우회전 할 경우 제트스키가 기우는 방향대로 몸을 기울여야 한다. 무게중심을 맞춘답시고 제트스키가 기우는 반대방향, 예를 들어 좌회전일 경우 제트스키는 왼쪽으로 기우는데 몸을 우측으로 기울이면 방향전환이 되지 않는다. 또 좌회전이든 우회전이든 방향을 바꿀 때는 과감하게 핸들을 틀어야 한다. 넘어질까 싶어 주저하면 원하는 대로 가지 못한다.

이 사장으로부터 제트스키를 갓 배운 기자가 제 나름대로 양껏 속도를 낸다고 달려 보지만 숙련자들의 역동적인 자세와는 달리 아직은 어정쩡한 모습이다.
그런데 실제로 해 보면 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다. 몸은 본능적으로 제트스키가 기우는 반대 방향으로 기울어지고, 핸들은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 사장은 "제트스키를 믿지 못해서 그렇다"면서 직접 시범을 보였다. 좌회전 때 핸들을 확 돌려 몸이 거의 물에 닿을 듯 기울인다. 그러더니 또 오른쪽으로 확 꺾어 역시 넘어진다 싶은 정도로 제트스키를 기울였다. 그래도 제트스키는 넘어지지 않았다. "웬만하면 제트스키는 넘어지지 않도록 설계돼 있으니 믿으시라"고 그는 거듭 강조했다.

■스트레스 날리는 체감속도 200㎞

이 사장의 말대로 제트스키를 '믿으니' 뜻대로 움직였다. 전진과 좌우 회전. 무리 없이 가능했다. 슬슬 붙는 자신감. 이 사장은 자신은 뒤에 따로 따라갈 테니 좀 멀리 나가 보자고 권했다.

진우도 등 모래섬 근처까지 나가 보기로 했다. 계류장을 벗어나자 막힐 게 없다 싶었다. 속도를 양껏 올렸다. 제트스키는 수면을 탁!탁! 치면서 질주했다. 처음엔 이리 속도를 높여도 되나 싶어 겁이 났지만 점점 익숙해졌다. 더없이 시원했다.

조금 지나니 파도가 훨씬 거칠어졌다. 제트스키는 그런 파도를 이겨 내기 힘겨운 듯 요동쳤다. 파도를 정면으로 부닥쳐 보자, 그랬다. 어금니를 꽉 물고 두 손에 더욱 힘을 줬다. 파파팡! 제트스키는 연속으로 파도를 차고 나갔다. 속도에 맞부딪혀 터진 물보라가 얼굴을 사정없이 때렸다. 따끔따끔을 넘어서 얼굴이 얼얼한 정도.

속에서 무언가가 폭발하는 듯했다. 머리 안이 환해졌다. 희열? 무한자유? 뭐, 아무튼 전에 경험치 못한 격한 느낌에 일상의 소소한 스트레스 따위는 흔적 없이 사라졌다. 아! 이게 바로 제트스키 타는 맛?
이 사장으로부터 제트스키를 갓 배운 기자가 제 나름대로 양껏 속도를 낸다고 달려 보지만 숙련자들의 역동적인 자세와는 달리 아직은 어정쩡한 모습이다.
"제트스키의 체감속도는 시속 200㎞ 가까이 된다. 이런 어마어마한 속도를 즐기면서도 작동법이 간단하고 안정성까지 갖춘 레포츠는 제트스키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이 사장의 말은 참말이었다.

이제 남은 건? 정식으로 제트스키 면허를 따는 것이다. 별도의 제트스키 면허는 없지만 수상레저 일반조종면허를 따면 제트스키를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다. 개인적 취미로 할 경우 2급 조종면허를 취득하면 충분하다. 이 여름이 지나기 전에 따 볼 요량이라고 하니, 이 사장은 국민안전처 수상레저종합정보 사이트(https://wrms.kcg.go.kr)에 관련 정보가 있으니 참고하란다.

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

사진=강원태 기자 w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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