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작이 된 습작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이중섭. 시인 구상은 "중섭은 판잣집 골방에 시루의 콩나물처럼 끼여 살면서도 그렸고, 부두에서 짐을 부리다 쉬는 참에도 그렸고, 다방 한구석에 웅크리고 앉아서도 그렸다. 캔버스나 스케치북이 없어 맨종이, 담뱃갑 은지에 그렸고 물감과 붓이 없으니 연필이나 못으로 그렸다. 부산 제주 통영 진주 대구 서울 등지를 떠돌며 그저 그리고 또 그렸다"며 이중섭 작가를 회상했다.
이중섭은 가난 때문에 일본인 아내와 아이들을 일본으로 먼저 보낸 후 자신은 그림을 팔아 곧 가족 곁으로 가려고 했다. 그러나 그림 판매가 여의치 않았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쳐 젊은 나이에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 이중섭에게 가족은 전부였다.
가나아트부산 '온페이퍼'전
이중섭·이우환·천경자 등
대가들의 종이그림 모음
연필 드로잉·수채화 작품
대작 탄생 전 고뇌 오롯이
거침없는 일필휘지에 감탄
가나아트부산에서 진행 중인 '온 페이퍼(On Paper)'전에 걸린 이중섭의 '물고기를 잡는 아이들'을 보며 그의 인생을 떠올려본다. 화면을 가득 채운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에 가슴 한편이 찌릿해진다. 지독히 가난하고 힘든 제주살이였지만 가족이 함께였기에 그는 행복하지 않았을까.
맞은편에는 악동 그림으로 유명한 일본 작가 요시토모 나라의 작품 몇 점이 걸려 있다. 짓궂은 표정의 어린이, 귀여운 동물을 주로 그리는 요시토모 나라는 골판지 종이봉투 광고지 등 형태에 구애받지 않고 작업한다. 이번 전시엔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프랑스 피악 아트페어에서 보내온 봉투에 그림을 그렸다. 찡그리는 아이의 표정에는 장난스러움이 가득하다.
이우환 'winds' |
권영우 '무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