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사각 '제로맵'] 'SOS 지수' 뭘 보여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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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동보다 덕포동이 더 걱정인 이유

본보가 기획보도한 '복지사각 제로맵' 시리즈(25일 자 1·4·5면 보도)의 근거가 되는 '부산 SOS 지수'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SOS 지수는 각 지역의 삶의 질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척도인 △인구 △빈곤 △건강 △교육 △주거 5가지 분야를 선정한 뒤 세부지표 3~4개씩을 뽑아 동별 통계자료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산출됐다.

인구·빈곤 등 지표 분석 결과
모라동 여전히 가장 열악
덕포동 4년간 악화로 치달아

급속 추락 지역 찾아내
원인 진단 후 대안 모색

■세부 지표 선정은 어떻게?

먼저 인구 분야의 경우 △세대당 인구수 △사망률(10만 명당) △노인비율 △장애인비율 등 4개 지표를 사용했다. 빈곤 분야의 경우 △기초생활수급자비율 △차상위계층비율 △노령연금수급자비율 등 사회보장제도 수혜자들의 비율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건강 분야의 경우 국민 건강에 가장 밀접한 질병을 중심으로 세부지표를 모았다. 고혈압, 당뇨, 암 환자 비율 등을 수집했는데, 암은 동별 통계자료가 없었다. 이 때문에 5대암 검진율을 대체자료로 활용했다.

교육과 주거 분야는 동별 자료가 거의 없었다. 그나마 구·군별로라도 확보 가능한 △적령기아동 취학률 △취학아동비율 △주택보급률 △폐·공가수 등의 세부지표를 수집해 '보완 자료'로만 활용했다.

■SOS 지수 계산은?

인구, 빈곤, 건강 분야 세부지표 10개를 상대점수로 변환한 뒤 전문가들에게 각 지표의 중요도를 물어 10개 지표마다 가중치를 부여했다. 이렇게 2011년과 2015년을 기준으로 삶의 질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동의 순위를 매겼다. 2015년 기준 206개 동 중 1위가 가장 생활 여건이 나쁜 동네, 206위가 가장 생활 여건이 나은 동네가 된다. 2011년과 2015년 모두 순위가 가장 높은 곳은 사상구 모라3동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 기획의 목표는 잘 살고 못 사는 동네를 가리는 게 아니라 4년 간의 변화 추이를 살펴 삶의 여건이 급격히 악화된 지역이 어디인지, 그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를 찾아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2015년 점수와 2011년 점수 차이를 계산해 '변화 점수(순위)'를 다시 산정했다. 그 결과 1위는 덕포2동, 2위는 덕포1동으로 나타났고, 모라3동은 순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모라3동의 경우 상황이 좋아졌다기보다는 4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최악'인, 더 나빠질 게 없는 동네라는 게 자문단의 해석이다.

모라3동은 열악한 여건이 알려져 이미 다양한 복지 자원이 집중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4년 사이 비정상적으로 삶의 여건이 추락한 동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취재팀의 판단이었다. 이들 동네에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원인을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공과 민간차원의 맞춤형 지원을 해 옆 동네와의 상대적 격차를 해소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수 이름도 'SOS 지수'라고 붙였다. 못 사는 동네가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동네란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앞서 1990년대부터 동네별로 삶의 지표를 분석·관리해온 영국은 '복합결핍지수'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왜 2011년과 2015년 기준인가?

특별취재팀과 자문단은 지수를 만들기 위한 기초자료를 모으는 과정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동별로 집계, 관리되는 세부지표들이 거의 없다는 현실적 벽에 부딪혔다. 국내 통계 관리가 부실한 게 근본적인 문제였다.

변화의 추이를 보기 위해선 5년 또는 10년 단위로 지표를 분석해야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런데 2009년 말 당시는 지금보다 더 동별 통계자료 관리가 엉망이었다. 그나마 확보 가능했던 2010년 말 기준 자료를 근거로 2011년 SOS 지수를 산정했다. 통계 관리 부실로 인해 결국 최근 4년(2011~2015년) 동안의 변화를 분석해 최종 결과를 도출해낸 것이다. 특별취재팀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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